이석문 교육감이 20일 진행된 제주도의회 제329회 임시회 교육행정질문에서 원희룡 지사 부인인 강윤영씨를 학생건강증진센터 정신의학과 전문의로 채용한 것과 관련, 정치적 의도가 아니었다고 재차 밝혔다.
고태순 의원은 “현직 도지사 부인이 채용된 이례적 상황이다. 상식 수준에 무리가 있다. 민심을 통해 아시겠지만 전국적으로 구설수에 오른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정치적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지사 부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따졌다.
이석문 교육감은 정치적 의도가 아닌, 철저한 전문성을 전제로 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제주 학생의 정신건강지표를 보면 관심군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소아청소년 정신의학 전문의가 필요하지만 전국적으로도 전문성을 갖춘 이를 찾기 쉽지 않다”고 운을 뗐다.
이석문 교육감은 “4차에 걸쳐 채용 공고를 냈지만 응시자가 없었다. 어려움을 겪는 제주 학생들을 위해 도움을 줄 것을 부탁했다. 이번에 채용된 분은 봉사하는 마음으로 도와주고 있으며, 교육청의 필요에 따라 주말에도 근무할 수 있도록 합의를 봤다”고 설명했다.
고태순 의원이 정신과의사보다는 상담하는 인력 확충을 꺼내자 이석문 교육감은 서로의 역할이 다르다는 점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현재 도내 전문상담교사는 26명, 학생상담사는 71명이다. 이들은 학교부적응 및 학업중단 예방을 위한 상담을 하고 있다. 때문에 정신과 전문의의 역할과 기대효과는 다르다. 정신의학과 전문의는 학생상담사가 하기 어려운 우울, 불안, 폭력, 중독 등과 같은 위기학생을 대상으로 한다”며 정신의학과 전문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태순 의원은 보충질의를 통해 학생건강증진센터 문제를 또다시 꺼냈다.
고태순 의원은 “교육감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것 아닌가”라고 공격하자 이석문 교육감은 “좀 과한 표현이다. 지금 교육현장은 매우 심각하다. 서귀포 지역엔 전문의가 한 명도 없다. 의사를 불러오고 싶어도 불러오지 못한다. 현 단계에서는 한 아이, 한 아이를 잘 살피고 체계를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답했다.
고태순 의원이 원희룡 지사 부인 채용을 다시 꺼내자 이석문 교육감은 “분명히 말하지만 특혜는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단체장의 배우자 역할이 어땠어야 하는가에 쏠린 문제였다. 교육청 입장에서 이 시기에 전문의 반드시 필요하기에 선택했다. 관련 전문의는 전국적으로도 극히 드물다”며 지사 부인 채용에 대한 입장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했다.
학생건강증진센터와 관련, 김황국 의원도 문제를 제기했다. 김황국 의원은 “학생건강증진센터에 보건 전문직이 없다. 파견교사가 잠깐 머물러서는 안된다. 교육감은 의원 시절에 파견교사를 모두 학교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했는데 왜 마음이 달라졌느냐”고 보건 장학사를 별도로 선발할 것을 주문했다.
김황국 의원은 또 보충질의에서 지사 부인 채용에 대해 “재검토해서 추후에 채용하라”고 말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지적한 사항은 앞으로 학생건강증진센터 운영 평가 결과를 충분히 반영하면서 수립하겠다. 건강증진센터가 학생건강을 종합적으로 진단·관리하고 지원하는 총괄 컨트롤 타워가 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