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혁신안이 낫다고 하면서 공정성을 운운하는가"
"혁신안이 낫다고 하면서 공정성을 운운하는가"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5.04.12 14:14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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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아라동 자치모형 설명회서 문대탄 위원 발언 놓고 옥신각신

제주형 자치모형에 관한 도민설명회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설명회의 편향성 문제가 또다시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설명회에서 전문가 자격으로 참가했던 4명의 대학교수 불참선언으로 대신 참석한 제주도행정개혁추진위원회의 한 위원이 주관성이 가미된 사견을 강조함으로써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답변 과정서 편향성 문제 분출

12일 오전 10시30분 제주시 아라동사무소 회의실에서 열린 제주형 자치모형 도민설명회.

50여명의 주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설명회는 점진적 대안과 혁신적 대안에 대한 프리젠테이션과 질의 응답으로 중반까지는 비교적 매끄럽게 매듭될 듯 보였다.

그러나 답변과정에서 문제는 불거져 나왔다.

이날 답변은 오인택 제주도 혁신분권담당관과 문대탄 위원(제주도행정개혁추진위원회) 등 2명이 맡았다.

주민들의 질문은 혁신적 대안이 선택될 경우 지방재정이 감축될 우려는 물론 지방자치의 후퇴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데 대한 의견을 묻는 것이었다.

이에 오인택 담당관은 "혁신적 대안이 선택될 경우 지방재정 규모는 현재보다 줄어들 가능성은 없다"며 비교적 구체적인 답변을 했다.

그런데 지방자치의 후퇴라는 부분에 대한 답변을 하겠다고 나선 문대탄 위원의 발언에서 논란은 시작됐다.

#문 위원 "혁신적 대안은 효율화를 꾀하자는 것"

문 위원은 "과거 민주주의란 대의정치, 의회민주주의 등 간접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었으나 현대에 와서는 직접민주정치시대로 바뀌고 있다"며 "시.군의회와 국회를 통한 간접 민주정치의 요소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위원은 "혁신적 대안은 시.군의회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광역의회로 통합해 단일화하고 확대하자는 것"이라며 "그러므로 이는 지방자치의 후퇴가 아니라, '효율화'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자치연대 논의 하자 말자는 것과 시장.군수 입장표명은 적절치 못해"

그는 또 "특정단체 이름을 거론해서 안됐지만 주민자치연대가 행정계층구조개편에 대해 논의하지 말자고 했는데, 허심탄회하게 도민을 위한 일이 무엇인지 논의해야 한다"며 시민단체를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문 위원은 "시장.군수와 시.군의회가 입장을 발표했는데 판단과 선택은 도민들이 할 부분이지 그건 적절치 않다"고 꼬집었다.

#진희종씨 "설명회가 왜곡될 소지있다"

이에 진희종씨(아라동 주민자치위원회)가 문 위원의 발언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나섰다.

진씨는 "오 담당관의 발언은 그런대로 무난한데, (문 위원의 발언은)설명회가 왜곡될 소지가 있다"며 "혁신안에 자기소신이 있는것 같은데, 한쪽 주관에 치우친 분이 대표성을 갖고 설명회 참석해 답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진씨는 특히 "시장.군수 임명제가 민주주의 발전이란 것은 '괘변'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진씨는 문 위원이 주민자치연대와 시장.군수 등의 입장표명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발언한데 대해 "또한 시민사회단체는 자기 선명성을 갖고 존립하는 것이고, 시장.군수나 시.군의회도 자기 나름대로 입장을 갖고 표명한 것인데, (문 위원의 발언은)설명회 공정성이나 언행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 위원 "신문 사설에도 나와있다"

 그러자 문 위원은 다시 답변에 나서 "제 말이 그다지 틀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논의조차 못하게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도민판단 공정하게 하기 위해 시장.군수나 시.군의회가 입장표명 자제해야 한다는 것은 신문 사설에도 나와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명종 제주시의회 의원은 "혁신안과 점진안 중 어느 안이 나은가를 판단하게끔 설명회를 해야 하는데, 신문사설 거론하며 그런 답변을 하느냐"며 불쾌해 했다.

# "아예 대놓고 혁신이 낫다고 하는 설명회를 왜 개최하는지"

이 자리에 참석한 제주주민자치연대 회원들은 문 위원의 답변은 편향성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며, 편향적으로 흐르는 도민설명회에 대해 큰 우려감을 표시했다.

한 회원은 "아예 대놓고 혁신안이 낫다고 답변하는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공정성을 운운하는 것은 뭐고, 도민판단과 선택 운운하는 것은 그 자체가 어불성설이 아닌가"며 불쾌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또 이를 지켜본 한 참석자는 "설명회에서 전문가 입장을 대변하던 4명의 대학교수는 혁신적 대안 입장을 지녔다는 지적 때문에 불참을 선언했는데, 2개 안에 대해 공정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시켜야 할 행정개혁위원회 위원이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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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연대 2005-04-12 17:29:56
주민자치연대는 행정계층구조 개편과 관련하여 논의를 중단할 것을 말한 적이 없다.
다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방적인 도민설명회를 중지하고 좀더 폭넓은 논의를
위해서 논의의 틀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하여 오히려 설명회에
나온 담당관께서 이제와서 그럴 수 없고 제시된 두 가지 안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는 식으로 답변을 하고 있다.
지금 현실적으로 적극적이고 폭넓은 논의를 외면하는 것은 제주도와 행개위이다.
설명회라는 것은 두 가지 안에 대한 장단점을 나열해놓고 주민투표를 통해 한 가지를 선택하라는 것 아닌가? 제시된 안부터가 문제가 많은데, 거기에 대해서는 가타부타하지 말고 그냥 한가지만을 선택하라는 것이 과연 생산적인 논의인가? 일방적인
선택의 강요인가? 어찌보면 오늘 아라동 설명회에서 잘 나타났다고 하겠다.

사감 2005-04-12 16:15:06
아무리 개인의견이 그렇다 하더라도 설명회 답변자의 입장에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은 너무했다 생각합니다.

실망인 2005-04-12 15:36:51
오인택 담당관이 답변할 때만 해도 믿었다. 설명회가 어느정도는, 100%는 아니겠지만 어느정도는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된 설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하지만 문 위원이라는 분 답변 기사 읽어보니 실망감이...
한번 잘못된 답변이 전체적인 도민설명회 취지를 반감시키고 쇠퇴시켰노라

설명회 2005-04-12 15:34:37
혁신안 좋다하면서 뭣하러 설명회 하니?
그냥 혁신안갖고 찬반투표 하든지,
그러면서 혁신안도 점진안도 아닌 객관적 입장이라고 변명이 나오나?
공정성은 또 뭐고.
혁신안 홍보 위한 설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