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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야기가 있는 박물관 : 부활호이야기
[기고] 이야기가 있는 박물관 : 부활호이야기
  • 미디어제주
  • 승인 2015.03.1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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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술로 제작된 최초의 국산군용기의 특별한 사연
김행주 JDC 항공우주박물관처 학예사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 공중부양 전시 중인 부활(復活)은 1953년 6월 28일, 대한민국 공군의 주도로 개발을 시작해 불과 45일 만에 국내기술로 제작․완성된 최초의 국산 군용비행기이다. 1953년 10월 11일 시험비행에 성공한 후 1955년에 퇴역할 때까지 활약하다가, 당시 대구의 한국항공대학교로 기증되어 1960년까지 연습기로 활용되었으나 1966년 한국항공초급대학이 폐교되고 같은 자리에 경상공업고등학교가 개교하면서 창고로 옮겨져 수십년동안 잊혀졌다.

아무런 산업 기반이 없었던 상태에서, 그것도 전쟁 중에 이론만으로 제작하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주요부품인 엔진, 프로펠러, 착륙장치와 계기판 등은 기존 L-16연락기의 것을 미군기지에서 얻어와 사용하고, 동체와 날개 등 기체 구성품은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지만 지금처럼 첨단장비를 동원하거나 기술전수도 없이 이렇듯 짧은 기간에 비행기를 완성하고 성능까지 우수해서 미국에서도 자료를 구하러 다녀갔을 정도의 의미있는 사건이었다.

당시 부활호의 제작을 총지휘했던 이원복 소령은 전쟁이후 우리나라 항공분야의 주요인물이 되었으나, 중앙일보의 인터뷰과정에서 부활호의 실종소식을 알고 사방으로 수소문하지만 결국 찾지 못하게 되자, 2003년 12월 17일자 중앙일보에 “국산1호 항공기 부활호를 찾습니다”라는 기사를 내보내기에 이르렀고, 마침 경상공고에서 근무한 적이 있던 이방치씨가 소재를 알려와 실종 40여년 만에 극적으로 부활호가 세상에 다시 부활하게 된다.

이후 공군은 부활호의 역사적 의미를 보존하기 위해 문화재청에 문화재등록을 신청하고 2008년 등록문화재 제411호로 확정하게 되는데, 같은 시기인 10월 16일 경상남도와 사천시는 부활호 2대를 복원하여 한 대는 박물관에 보관하고 다른 한 대는 사천항공우주엑스포에서 축하비행을 하는 등의 실제 비행임무를 수행하게 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한다.

이런 사연으로 현재 부활호의 실물크기 복원기체는 공군박물관과 경상공고에 각 한 대, 사천항공박물관과 사천시에 이어,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은 다섯 번째의 부활호를 보유한 박물관이 되었다. <김행주·JDC 항공우주박물관처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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