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이 교실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장도 실무를 맡아야죠”
“교사들이 교실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장도 실무를 맡아야죠”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5.02.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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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학교 현장] <33> ‘다혼디 배움학교’인 종달초등학교
종달초등학교 전경.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 학교가 만들어진 건 지난 1945년이다. 해방을 맞은 2개월 뒤에 사설학원 설립인가를 받고, 1년 뒤에 공립초등학교로 재출발한 곳이다.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10학급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있었다.

한 때 구좌읍 동쪽 초등교육의 산실이었던 이곳은 도심으로 인구가 몰리면서 규모도 작아졌다. 지금은 학생수가 50명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기회가 찾아왔다. 마침 지난해 9월 내부공모를 통해 평교사 출신 교장이 이 학교에 부임하면서 변화를 예고했다. 평교사 출신으로 ‘첫’ 교장이 된 강순문 교장이다.

강순문 교장이 내세우는 건 교사들의 자발성이다. 그는 교사 생활을 하면서 형식적인 연구학교 보고회 활동 등이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를 알고 있다. 그건 보고회만 끝나면 모든 게 끝이었기 때문이다.

강순문 교장(왼쪽에서 2번째)과 종달초 아이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 있더라도 그게 올바르게 녹아들어야 성공을 할 수 있죠.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교장의 의지가 너무 드러나면 실패를 해요. 교사들에게 힘을 실어줘야죠.”

육지부에서 혁신학교의 성공사례들이 회자되지만 제주형 혁신학교인 ‘다혼디 배움학교’는 첫 출발이다. 그래서 각급 학교에 맞는 모형을 찾는 게 시급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에 힘을 실어주는 게 우선일 수밖에 없다.

종달초는 학급을 맡는 6명의 교사들이 교실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업무총량을 줄이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담임교사 1인당 수백개에 달하는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

때문에 교장과 교감의 역할은 더 중요하게 됐다. 강순문 교장은 학부모, 지역사회 교육은 자신이 할 예정이란다. 특히 5학년 사회과와 모든 학년의 도덕은 자신이 직접 수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금껏 교육계획에만 담긴 것들도 없애나갈 계획이다.

“교육목표는 계획서에만 있지, 아무도 몰라요. 우리는 교육목표 자체를 선생님들이 만들 겁니다. 행사도 줄여갈 계획이죠. 관습적으로 해오던 걸 덜어내야 합니다. 덜어내야 채우게 되죠.”

강순문 교장은 자신이 10년간 수업의 변화를 준비해왔다고 한다. 전교조 제주지부장을 끝내면서 교래분교에 근무하기도 했다. 지역주민과 학부모들이 붙잡는 바람에 1년을 더 살았다고 한다. 그 때 교래분교도 살리고, 육지부의 작은학교와 교류하며 혁신학교의 꿈을 키워왔다. 그러나 이런 날이 올 줄은 꿈에도 꾸질 못했다고 한다.

‘다혼디 배움학교’의 틀은 이제 만들어가고 있다. 막 시작된 학교의 수장이 된 강순문 교장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혁신학교를 제대로 뿌리내리기 위해 아예 종달리에 집을 얻어 살고 있다. 지난해 9월 부임을 한 뒤 아이들과의 관계맺기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등교하는 아이들을 안아주고 악수를 해주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그러면서 배움이 어떤 것인지를 설명했다.

종달초 아이들의 활동 모습.

“가르치는 게 다는 아니죠. 얼마나 학생들이 잘 배울 수 있도록 해주는 게 필요해요. 배움은 경쟁이 아니라 협력과 나눔을 통해 길러져야 합니다.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는 학력이 중요하지 않고 역량이 중요합니다. 종달초등학교는 학생들이 스스로 할 수 있고, 자치능력을 키우는데 힘을 쏟으려 해요.”

종달초등학교는 작지만 지역의 초등교육에 거는 기대는 다른 어느 곳보다 열정적이다. 시작이 곧 결과를 주는 것 아니다. 이제 출발을 하겠다고 선언을 했을 뿐이다. 혁신학교다운 열매는 언제 맺힐까. 1년? 너무 성급하다. 아마 3년 후엔 새로운 모습의 종달초등학교를 보게 될 듯하다.

 

[미니 인터뷰] 한재민 학교운영위원장

한재민 운영위원장.

종달초등학교의 한재민 학교운영위원장은 학부모이면서 이 학교 졸업생이다. 그는 내부공모를 거친 교장 선출을 반겼다.

“학부모들이 전적으로 원했어요. 전에는 1년 반 교장을 하거나 퇴임을 앞둔 교장들이 오곤 했어요. 이래선 안되겠다 생각했죠. 교육의 연속성도 떨어지길래, 내부형 공모를 통해 4년 동안 안정적으로 교장이 자리를 지키는게 필요했죠.”

그는 ‘다혼디 배움학교’에 거는 기대가 컸다. 너무 좋은 기회라는 설명을 이어갔다.

“바람이 컸어요. 학교살리기도 중요했어요. 통폐합 얘기가 나올 때만 학생수가 올라가곤 했어요. 이젠 달라질 것으로 봅니다.”

그런 변화의 기대엔 부모들의 의지도 무척 컸다. 또한 새로운 모습으로 지역과 함께 발전할 종달초를 그리고 있다. 그는 새학기엔 학교운영위원장 자리를 벗어나지만 계속해서 종달초등학교를 위해 일을 할 것이라고 한다.

“운영위원장들 모임인 ‘초사모’가 있어요. 초사모는 학교활동도 돕고, 장학사업도 펼쳐요. 저도 거기에 들어가서 열심히 학교를 지원할 생각입니다.”

그는 교사-아이-학부모가 연계돼야 한다고 믿는다. 교장실도 개방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혁신학교로 가는 바라는 모습이다”며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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