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20:28 (금)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지혜와 지당죄당(知當罪當)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지혜와 지당죄당(知當罪當)
  • 양태영
  • 승인 2015.02.16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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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태영의 시사고전] <7>

<예기>에 보면 사람을 아끼더라도 그 사람의 단점을 정확히 알아야 하고, 밉더라도 그 사람의 장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애지기악(愛知其惡)이라!
아끼고 사랑하더라도 그 사람의 문제점을 인정해야 한다.

증지기선(憎知其善)이라!
그 사람이 아무리 밉더라도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결국 내 사람만 챙기고 옆에 두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품는 대인 풍모의 지도자가 되기엔 부족함이 있습니다.

춘추시대 패자였던 제나라 환공은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관중을 재상으로 임명하여 천하의 패자가 되었습니다.

삼국지의 주인공 제갈공명은 그토록 아꼈던 장군 마속을 군율에 따라
처단함으로써 엄격함을 세웠습니다.

사람을 얻고, 천하를 얻는, 대사를 완성하는 중요한 철학입니다

읍참마속(泣斬馬謖) : 울면서 마속을 벤다는 뜻으로, 공정함을 지키기 위해 사사로운 정을 버린다는 뜻입니다.

제갈량이 군률을 어긴 마속을 눈물을 머금고 베었다는 고사에서 유래되어 군율을 세우기 위하여 사랑하는 사람도 버림을 이름니다.

삼국시대 때 제갈량은 위(魏)나라를 공격하기 위해 대군을 이끌고 성도(成都)를 출발하여 한중(漢中)을 점령하고 기산(祁山)으로 진격하여 위나라 군사를 크게 무찔렀다. 그러자 조조(曹操)는 사마의(司馬懿)를 급히 파견하였고, 사마의가 이끄는 20만 대군은 기산 기슭에 부채꼴 모양으로 진영을 구축하고 제갈량의 군대와 대치하였다.

제갈량은 사마의를 무찌를 계획을 이미 세워 놓고 있었지만, 군량 수송로인 가정을 수비하는 일이 문제였을 때 마속이 그 중책을 맡고 싶다고 자원했다. 마속은 제갈량과 절친한 마량(馬良)의 동생으로 아주 아끼는 장수이기도 했다. 그러나 제갈량은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마속은 어린데다가 싸워야 할 상대인 사마의는 지략이 뛰어난 장수였기 때문이었다. 마속은 제갈량에게 간청하며 말했다. "저는 여러 해 동안 군사전략을 익혀 왔습니다. 어찌 가정 하나 지키지 못하겠습니까?

만일 제가 이 싸움에서 패하면 저뿐 아니라 저의 일가까지 처형해도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제갈량은 마속에게 이 일을 맡겼다. 제갈량은 가정으로 떠나는 마속에게 가정에는 삼면이 절벽인 산이 많으니 산기슭의 길을 사수하여 위나라 군사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라고 명령했다.

그런데 가정에 도착한 마속은 지형을 살펴본 후 적군을 유인하여 역공을 하는 것이 훨씬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산 정상에 진을 쳐 놓고 적군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위나라 군대는 산기슭을 포위한 채 위로 올라오지 않았고, 시간이 흐르자 마속의 군대는 식수와 식량 보급이 끊겨 곤궁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고 전 병력으로 포위망을 뚫고 빠져 나오려다가 참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때문에 제갈량은 전군을 한중으로 후퇴시켰고 마속에게 중책을 맡긴 것을 크게 후회하였다. 그는 군율을 어긴 마속을 처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속을 처형하는 날이 왔다.  이때 장완은 마속 같은 유능한 장수를 잃는 것은 나라의 손실이라며 처벌을 만류했지만 제갈량은 듣지 않았다. 조직을 이끄는 사람이라면 부하의 실수는 곧 자기의 실수라는 게 기본 중 기본 이란 걸 아실 겁니다.  공정함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사로운 정을 과감하게 버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지당죄당(知當罪當) <한비자> 세난 편에 보면 상대방이 예쁘면 어떤 말을 해도 그 지혜가 합당해 보이고, 상대방이 미우면 어떤 일을 해도 그 행동이 죄에 합당해 보인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일명 지당과 죄당입니다. 지혜지자 마땅할 당자, 知當은 상대방에 대한 애정이 있어 그의 모든 행동이 지혜에 합당하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허물 罪자에 마땅할 當자, 죄당은 그에 대한 증오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을 해도 모두 죄에 합당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지당과 죄당, 예쁜 사람은 하는 일이 모두 지혜에 합당하다고 생각되고, 미운 사람은 하는 모든 일이 죄에 합당하다고 생각되는 한비자가 말하는 인간 심리학입니다.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말할 때와 침묵할 때를 가리는 것,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입니다.

 

<프로필>
양태영 시조시인,수필가 (아호:晶石, 법명:雲海)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절물생태관리사무소 절물휴양림 담당
사)한국문인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 사무국장
사)한국 한울문인협회 회원
사)대한민국국보문인협회 회원
사)대한민국문화예술교류진흥회 회원
사)귤림문학 부회장
영주문인협회 편집위원
제주특별자치도 가정위탁지원센타 아이누리 편집위원
제주시청산악회 회원
대한민국공무원산악회 회원
                                               한울문학 청룡문학대상 수상 시 부문(2008)
                                               한국문학신문 신춘문예 시조 부문 대상(2009)
                                               동인문집 <내 마음의 숲> <하늘빛 풍경> 시집<모닥불>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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