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16:49 (금)
박정하 부지사 “20억 요구, 구성지 의장에게 직접 들었다”
박정하 부지사 “20억 요구, 구성지 의장에게 직접 들었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4.12.23 1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도의회 ‘예산전쟁’ 막바지 폭로전 비화 … 연말 정국 안개 속으로
박정하 정무부지사가 '20억 재량사업비 요구'를 요구한 게 누구냐는 의원들의 지속된 추궁에 구성지 의장이라고 답변, 연말 예산정국이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새해 제주도 예산안을 둘러싼 제주도와 도의회간 ‘예산전쟁’이 결국 막장 폭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정하 정무부지사는 23일 도의회 예결특위에 출석한 자리에서 원희룡 지사의 방송 인터뷰 발언에 대한 의원들의 추궁을 받는 자리에서 ‘20억 재량사업비 요구설’의 진원지로 구성지 의장을 지목했다.

김희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의 질문을 받은 박 부지사는 “운영위에서도 행자위에서도 끝내 말씀을 못드렸는데 몇몇 언론을 통해 20억 얘기가 보도됐다”면서 “이런 상황이 빚어지기를 원치 않았지만 불가피하게 말씀드리겠다. 9월 중순경 구성지 의장에게 (20억 얘기를) 처음 들었다. 다만 의장의 개인적인 아이디어인지 다른 의원이 말한 건지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박 부지사는 이어 이경용 의원(새누리당) 등으로부터 “20억 요구를 (구성지 의장에게) 직접 들었느냐”는 등의 질문을 받고 “직접 의장실에서 들었다”고 재차 확인했다.

또 좌남수 예결특위 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이 “의장을 제외하고 다른 의원들이 그런 애기를 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박 부지사는 “다른 의원들로부터 들은 적은 없다”고 답변했다.

김희현 의원이 이에 대해 “의원들과 논의를 거친게 없었다”고 질문을 이어가자 박 부지사는 “협의과정에 대해서는 모른다. 다만 제가 들은 것은 구성지 의장으로부터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제도적인 문제를 원만하게 도출하려 했지만 무산됐고 협치예산을 발표하면서 그 때부터 도와 의회가 갈등이 있는 것처럼 진행됐다”면서 “급기야 본회의장에서 지사의 발언이 제지당하고 마이크가 꺼진 상황이 왔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구 의장이 20억 얘기를 어떤 자리에서 했는지 모르겠지만 의원들은 전혀 모르고 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도의원들이 얘기한 것처럼 비쳐져 있다. 우리 의원들이 협의를 통해 공식적으로 20억을 요구한 사실이 없음에도 전체 의원들이 매도당하고 있다”고 원 지사의 라디오 인터뷰 내용을 문제삼았다.

또 김 의원은 “원 지사가 통 큰 정치를 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개인적으로 보면 동네 소꿉정치하는 거 같아 안타깝다”면서 “큰 꿈을 가진 사람이 제주도에 와서 사소한 일에 내몰려 의원들 매도하면 되겠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경용 의원도 이와 관련, “의장이 공식적으로 20억을 요청한 게 아니지 않느냐. 공식적으로 요청하지 않은 것을 20억 요구설이라고 얘기해버리면서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도의원들이 돼버렸다”면서 분명한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의원은 “공식 요구사항도 아니고 진정성을 담은 것도 아니라 지금까지 흘러온 상황을 감안해 20억 정도 하자고 한 것 아니냐”고 물은 뒤 박 부지사가 그럴 수도 있다고 하자 “그걸 마치 아주 큰 것인 양 퍼뜨린 것은 안좋은 처신이었다”고 원 지사와 도 집행부의 대응 행태를 꼬집었다.

하지만 도의원들의 집요하게 ‘20억 요구설’ 발언의 진원지를 추궁한 끝에 박 부지사로부터 구성지 의장이 발언 당사자라는 답변이 나오면서 의회가 자칫 자중지란에 빠질 수도 있어 연말 예산 정국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될 전망이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