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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사 방침 때문에 집행 않겠다고?” 도의회 환경도시위 ‘발끈’
“지사 방침 때문에 집행 않겠다고?” 도의회 환경도시위 ‘발끈’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4.11.2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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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용·김태석·현우범 의원 맹공 … “예산 편성 잘못됐으면 수정예산 제출해야” 추궁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 예산심사에서는 선심성 예산을 지사 방침 때문에 집행하지 않겠다고 한 데 대한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졌다. 왼쪽부터 이경용, 김태석, 현우범 의원.

제주도가 의회에 제출한 내년 에산안 중 ‘지사 방침’이라는 점을 내세워 일부 예산을 집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가 예산 심사에서 호된 질타를 받았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김명만)가 25일 국제자유도시건설교통국 소관 예산에 대한 심사를 하던 중 송진권 국장이 “해외 선진지 견학 같은 선심성 예산은 빼라는 지사님 방침 때문에 뺐다. 그 부분은 집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한 게 화근이 됐다.

이경용 의원(새누리당)이 ‘선심성 예산’으로 지목한 예산 항목을 나열하면서 전세버스 운전자 안전운전 체험 연수 사업에 대해 묻자 이처럼 답변한 것이었다.

이에 이 의원은 “중국이 교통선진국이냐. 중국에 가서 보면 중앙선이 있는 곳에서도 유턴하는 것은 기본이고 교통법규도 거의 지키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제주에서 렌터카 운전을 허용하는 것을 우려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대중교통체계 개선 해외 선진사례 수집 및 견학에 대해서도 그는 “공무원들이 가서 벤치마킹하는 것은 대찬성지만 민간에 지원되는 예산이 5000만원이나 된다”고 지적했다.

송 국장이 ‘지사 방침’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다른 의원들도 잇따라 추궁이 이어졌다.

김태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지사 방침이라고 해서 편성한 예산을 집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냐. 그렇다면 편성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 제주도가 지사 말 한마디에 예산이 사라지는 그런 후진 사회냐”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송 국장이 “그런 뜻이 아니라 4차례 검토를 거쳐 도정 방침이 그렇게 됐다”고 답변하자 김 의원은 “예산서가 무슨 휴지조각이냐. 지사 말 한 마디에 집행하지 않겠다고 하면 왜 예산을 편성하고 왜 의회에서 심사를 받느냐”고 강하게 추궁했다.

현우범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또 송 국장이 “도의 방침이 불분명한 선심성 해외 여행은 하지 말자고 한 것”이라고 말을 바꾸자 “도의 방침은 누가 정하느냐. 최종 결정은 지사가 하는 것 아니냐”면서 “이 자리에서 말을 바꾸면서 답변해도 되느냐. 도의 방침이 지사의 방침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이어 현 의원은 “예산부서에서 엊그제 예산을 짠 사람들이 반영을 안하겠다고 방침을 정할 수 있는 거냐. 의원들을 초등학생 쯤으로 아는 것 아니냐”면서 “예산안이 11일에 제출됐으니까 보름도 되지 않았다. 지사 결재를 받고 제출한 거 아니냐. 의회 예산 심의가 끝나면 지사가 나중에야 사인하는 거냐”고 공세를 이어갔다.

특히 현 의원은 “예산 편성이 잘못됐다면 수정예산을 제출해야 한다. 의회가 예산을 심의중인데 집행하지 말라고 하면 예산을 심의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의회에 예산 심의를 요청해놓고 어떤 예산은 집행하지 않겠다고 하면 우리가 애쓰게 들여다볼 필요가 없지 않느냐. 그런 답변을 듣는다면 예산 심의할 필요가 없다”고 따졌다.

이에 송 국장은 “거듭 죄송하다”며 의원들의 잇따른 추궁에 머리를 숙였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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