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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보다 관광객이 많으면 뭐하나, 돈쓸 데가 없다
하와이보다 관광객이 많으면 뭐하나, 돈쓸 데가 없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4.10.27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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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면세 전쟁, 진먼섬을 가다] <3> 제주도의 상황은 어떤가

제주를 찾는 관광객 1000만명 시대다. 올해 들어서는 그 속도가 더 빠르다. 지난 21일 관광객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이는 지난해에 비해 40일 가량 앞당긴 것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는 1200만명 돌파도 예견된다. 여기에서 빠질 수 없는 건 중국인 관광객이다.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은 중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해 혈안이다. 그 가운데 ‘면세점’이 있다. 대만의 진먼섬을 직접 들러 면세점에 들이는 노력을 들여다보고, 우리의 대응태세도 점검한다. [편집자주]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비율이 매우 높다. 올해 9월말 현재 제주를 거쳐 간 중국인 관광객은 225만5000명이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 256만5000명의 87.9%를 점유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대부분이 중국인들이라고 봐도 될 정도이다.

올해 9월말 현재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수준을 훨씬 뛰어넘은 것이다. 지난해는 연말까지 181만명의 중국인이 찾았다. 중국인 관광객의 제주행은 지난해에 비해 50%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은 중국의 경제발전과 맞물리면서 숫자는 물론, 씀씀이에서도 파급력이 매우 크다.

앞서 기획에서 아시아 각국이 면세점 경쟁을 벌이는 건 이런 중국인을 잡겠다는 생각들이 깔려 있음을 봤다.

대만의 진먼섬으로 가려는 중국인 관광객들. 푸젠성 샤먼시의 우퉁항은 이런 이들로 매일 붐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면세점 정책은 어떨까. 쉽게 얘기하면 규제에 묶여 있다. 정부에서 각종 규제를 푼다고 하지만 면세점은 그렇지 않다. 신규 점포를 내려고 해도 규제에 묶어 꿈꾸기가 쉽지 않다.

면세점은 쇼핑관광의 최전선에 있는 인프라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우리나라에 오는 이유의 70%를 ‘쇼핑’이라고 답할 정도이다. 왜냐하면 쇼핑천국인 홍콩에 비해 없는 물건이 우리나라엔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우리나라 제품에 대한 선호도도 높기에 중국인들은 관광보다는 쇼핑을 우선으로 꼽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제주도는 관광과 쇼핑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최적의 요건을 지니고 있다. 공항과 항만 주변으로 1시간, 길어야 2시간이면 오갈 수 있다는 이같은 장점을 지닌 곳은 흔하지 않다. 크루즈를 통해 제주에 오는 중국인들이 면세점에 들러 싹쓸이 쇼핑을 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뛰어난 관광적 요소에 비해 제주의 쇼핑 인프라는 여전히 약하다. 도내 여행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제주시 소재 시내 면세점 공간이 좁아 만족도가 점차 떨어지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제주도인 경우 지난 2000년 면세점 신규특허 발급 이후 시내면세점 허가가 나지 않고 있다. 현재 외국인 고객이 주로 찾는 제주시 권역의 면세점은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수요에는 턱없이 부족한 1곳에 불과하다.

대만의 진먼섬은 본섬과는 비행기로 1시간 거리에 있다. 사실 ‘시골’이었던 이곳이 중국인을 타깃으로 한 건 지방정부의 생존본능과도 직결된다.

대만의 진먼 지방정부가 유치한 에버리치 면세점. 외국인 관광객들이 들르는 매력적인 코스가 됐다.

제주도 역시 중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삼는다면 이들의 쇼핑불만을 해소시킬 장소를 확충하는 게 급선무다. 쇼핑불만 해소는 그들의 지갑을 여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현재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하와이보다 많다. 지난 2012년 기준으로 볼 때 하와이는 787만명이지만 제주도는 969만명이다. 반면 1인당 관광체류 지출 금액은 제주도(11만9000원)에 비해 하와이(20만3000원)가 월등히 많다. 이는 쇼핑 인프라의 차이에 있다. 하와이 시내 쇼핑 인프라는 시내면세점 등을 포함해 모두 10곳에 달한다.

아시아 각국은 면세점 확충에 혈안이다. 기획에서 지적했듯이 자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지갑을 먼저 열어보겠다는 ‘돈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도 이에 대응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면세 쇼핑 인프라 구축이 절실한 것은 이런 점 때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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