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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만, 아버지 영전에 바친 값진 동메달
홍석만, 아버지 영전에 바친 값진 동메달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4.10.2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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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휠체어육상 경쟁국 집중 견제 뚫고 동메달 2개 획득
홍석만 선수가 24일 1500m 결승에서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주먹을 불끈 쥐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 제공=제주도장애인체육회

한국 휠체어 육상의 간판 스타 홍석만(40․제주도청)이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홍석만은 지난 23일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휠체어육상 남자 1600m T53/54 결승에서 팀 동료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 레이싱을 펼친 끝에 3분17초22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 3위에 입상했다.

마지막날인 24일 1500m 결승에서도 홍석만은 3분06초84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획득, 한국 육상의 자존심을 지켰다.

특히 홍석만은 지난 23일 경기 출전을 앞두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도 바로 빈소를 찾지 못하고 경기에 나선 끝에 부친 영전에 값진 동메달을 안겼다.

홍석만이 부음을 듣고도 경기를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오랜 기간 자신과 함께 땀을 흘려온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는 동료 선수들의 경기에 지장을 줄 것을 염려해 동료들에게 부친의 소식을 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첫 번째 주자로 나선 그는 이날 오전 800m 경기 도중 태국 선수와 부딪치며 다친 팔의 통증도 잊은 채 투혼을 불살랐고, 동료들도 그가 전해 준 바통을 이어받아 레이스를 펼친 끝에 값진 결과를 얻어냈다.

홍석만은 지난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 2관왕(금 2, 은 1)에 이어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에서도 T53 400m에서 47초67의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내는 등 단거리 레이스의 최강자로 군림해 왔다.

하지만 경쟁 국가인 일본에서 홍석만의 장애 등급에 대해 이의를 제기, 2012년 런던에서는 상향 조정된 등급으로 출전하면서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이번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동메달은 이처럼 일본과 중국, 태국 등 경쟁국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뚫고 따낸 메달이라는 점에서 더욱 값진 의미를 갖는다.

도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홍석만에 대해 “워낙 자기 관리에 철저한 선수”라면서 “종전 대회 입상 경력에 비춰 전성기가 지난 것 아니냐고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기록으로 보나 열정으로 보나 홍석만은 여전히 대한민국의 간판”이라고 강조했다.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경기를 모두 마친 홍석만의 마음은 벌써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을 향하고 있다.

홍석만 선수(왼쪽에서 두번째)가 휠체어육상 남자 1600m T53/54 결승 시상식에서 팀 동료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제주도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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