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9-18 12:57 (토)
“최고 재료· 정성 듬뿍, 제주 전통한과 ‘감귤과즐’맛보세요”
“최고 재료· 정성 듬뿍, 제주 전통한과 ‘감귤과즐’맛보세요”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4.09.12 08: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성농업인의 手多] <19>‘맛고은승미한과’ 정경애 대표

제주지역 농업이 거듭 진화하고 있다. 이제 제주지역에서 나오는 농·특산물이 단순생산에서 벗어나 가공, 유통, 체험에 이르는 다양한 6차 산업 수익모델 사업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른바 6차 산업은 ‘1차 농·특산물 생산, 2차 제조 또는 가공, 3차 유통·관광·외식·치유·교육을 통해 판매’를 합친 걸 뜻한다. 제주엔 ‘수다뜰’이 있다. 여성들이 모여서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는, 수다를 떠는 곳이 아니다.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농산물을 가지고 직접 가공한 제품을 팔고 있는 ’농가수제품‘의 공동브랜드이다. 그 중심엔 여성 농업인들이 있다. 열심히 손을 움직여야하는 ‘수다’(手多)를 통해 이를 실천하고 있다. 농촌교육농장도 6차 산업 실천현장이다.이들을 만나 제주농업의 진화와 미래를 확인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자신이 직접 재배한 감귤로 감귤과즐을 만들어 팔고 있는 '맛고은승미한과' 정경애 대표.
“요즘 먹을거리 가운데 과자는 첨가물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불안해하죠. 전통음식인 과즐은 그렇지 않은 편이죠. 첨가물을 최소하려고 맘먹고 실천하려다보니 이렇게 ‘업’이 됐네요. 과즐은 감귤즙만 들어가도 영양이 충분하다고 봐요. 과정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하고 있죠”

서귀포시남원읍남원리에서 자신이 직접 재배한 감귤을 이용해 전통한과인 감귤과즐을 만들어 팔고 있는 정경애 ‘맛고은승미한과’ 대표(54).

직업군인생활을 하던 남편을 따라 경기도 양평에서 20년 동안 살다 1996년 고향으로 돌아와 감귤농사를 짓기 시작한 게 농업과 인연을 맺게 됐다. 귀향·귀농을 하는 셈이다.

정 대표는 남군농업기술센터에서 향토음식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제주전통음식을 개발·보존하는 걸 배우고 실천했다. 이 과정에서 농사만 지어선 생활하기 힘들기 때문에 농외소득사업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과 중요성을 느끼게 됐다.

“육지에서 한과를 만드는 걸 배우기도 했는데, 제주한과를 만드는 게 어떠냐는 권유를 받았어요. 과연 할 수 있을까 겁도 났지만 1년 동안 버티다 농기센터 지원도 받아 2009년 추석 즈음에 본격적으로 감귤과즐 만드는데 손을 대게 됐죠”

현재 정 대표는 노지감귤 1500평. 시설하우스 1000평을 비롯해 노지한라봉, 진지향을 재배하면서 상품은 상품대로 팔고, 비상품 감귤로 즙을 짜내 과즐 원료로 쓰고 있다.

이곳에서 감귤 과즐을 만드는 과정을 보면 비교적 단순하다. 밀가루와 감귤즙으로 반죽한 뒤 이를 밀어서, 튀긴 뒤, 쌀 튀밥을 붙이면 끝난다. 감귤 과즐을 20㎏ 만들려면 6시간 정도 걸린다. 과즐은 감귤즙만 들어가도 영양이 충분하다고 정 대표는 전한다.

과즐은 한 달에 밀가루 200㎏정도, 감귤즙 200㎏을 혼합해서 만든다. 이 때 물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감귤즙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물·설탕 들어가지 않고, 전지분유 써”

감귤즙을 밀가루 반죽에 넣어 감귤과즐을 만드는 모습
일주일에 2~3차례 만들고, 주문 들어오면 그 때마다 수시로 작업을 한다. 명절 때만 따로 인력을 구해 쓰고 평소엔 남편 현학출씨(58)와 함께 한다. 그 밖엔 농사에 전념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드는 감귤과즐은 주로 남원·표선·성산농협 하나로마트와 개인마트에 고정적으로 납품한다. 매출액은 한 달에 700만~800만 원쯤 된다. 추석이나 설 대목이 있어 나름대로 수입을 올린다.

정 대표는 사업을 3년 넘게 하다 보니 고정고객이 생겨서 그 고객만 잘 관리하면 고정수입은 될 것 같아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고 강조한다. 이젠 좀 여유가 생겨 주위를 돌아보게 되고 베풀겠다는 마음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처음 3년 동안은 매출을 올리는데 온 힘을 다했어요. 그러다보니 건강도 좋지 않게 되고 너무 농외수입 쪽에만 열중하는 게 아닌지, 남을 위해 베풀기도 해야겠다는 처음 생각과 다른 쪽으로 가는 게 아닌지 하는 느낌이 들데요. 그래서 농사를 1순위, 과즐은 2순위에 놓았죠”

시설하우스는 기름 값이 너무 많이 들어 유지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고, 농사는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자칫 잘못되면 한 순간에 날려 보낼 수 있기 때문에 농사에 더욱 집중하게 됐다고 정 대표는 속마음을 내비친다.

사업이 잘되는 곳엔 특별한 비결과 노하우가 있기 마련이다. ‘맛고은승미한과’는 과연 무엇을 갖고 있을까.

정 대표는 과즐을 만들 때 전지분유를 반드시 넣고 있어 다른 과즐 생산·판매업체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 사업을 하기 전 향토음식연구회에서 제가 과즐에 전지분유를 넣어 만든 걸 나눠 준 적이 있어요. 그런데 본격적 사업을 시작하면서 분유를 쓰지 않은 과즐을 만들어 내놓았더니 회원들이 맛이 다르다고 하데요. 그래서 저의 제품에 반드시 전지분유를 써요”

설탕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과즐을 만들 때 들어가는 밀가루와 분유 값이 거의 비슷하게 들어가기 때문에 비용은 더 들어가지만 나름대로 최고 재료를 써서 만든다고 자부하고 있다

“저의 제품을 먹어본 고객들은 담백한 맛은 있지만, 덜 달아서 손이 계속 가는 제품이라고 해요. 부드럽고 딱딱하지 않은 것도 장점이랄 수 있죠. 달지 않아서 계속 주문하는 육지고객이 많아요. 하지만 단 것을 좋아하는 층은 달지 않아서 좋지 않다고도 해요”

이곳에서 식품허가를 받은 건 감귤과즐, 검은콩과즐, 호박과즐이다. 주로 감귤과즐과 호박과즐을 주로 만든다.

# “감귤과즐, 호박과즐, 검은콩과즐 만들어”

맛고은 감귤과즐
 


“호박과즐은 호박을 통째로 껍질을 벗기고 삶은 뒤 으깨서 써요. 호박에 수분이 많아 그 자체 즙을 이용하는 거죠. 과즐에서 호박향이 난다고 해요. 호박을 좋아하는 사람은 호박과즐만 찾아요. 호박과즐은 단단한 것 같으면서도 부드럽죠”

검은콩 과즐은 콩을 물에 물려서 생우유를 넣고 갈아서 반죽을 해서 쓴다. 콩은 믹서에 갈기 위해 물을 섞어야 하기 때문에 물기가 있는 생우유를 쓴다.

과즐을 만들 때 믹서에 검은콩 껍질이 다른 제품에 끼어서 소비자들이 이물질이 들어간 걸로 오해할 수 있어 거의 생산하지 않는다. 개인용도로 필요할 때만 만든다.

“제품포장은 다른 곳보다 뒤떨어지는 게 사실이에요. 포장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는데 소량을 팔고 있어 포장에 크게 투자할 수 없다는 게 어려움 점이죠. 대신 이를 커버할 수 있도록 더욱 맛있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죠”

서울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납품제의가 들어오고 있지만 응하지 못하고 있다, 물건을 대량생산해야하고 포장도 잘해야 하기 때문이다. 작업을 전적으로 사람 손이 들어는 것이어서, 그러려면 인력도 더 많아야하고, 채산성을 맞추려면 사업을 확장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겉포장만 화려하다고 해서 좋은 게 아니니까, 포장이 허술하다고 해서 맛이나 품질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농가에 만드는 수제품이 대기업 등 포장에 못 따라가지만 ‘수다뜰’ 제품 많이 써줬으면 좋겠다고 바란다.

정 대표는 일본처럼 가업으로 하는 기업을 선호한다, 식구끼리 만들어 파는 게 좋다는 것이다. 지금 사업을 앞으로도 힘에 맞게 하려한다. 일 자체가 힘들고, 자기 시간 활용이나 건강관리 등을 고려할 때, 부부가 나이 들어서도 같이 할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앞으로 과즐 산업에서 대해 정 대표는 전망이 밝을 것으로 본다.

“기존 과자 값이 비싸고, 과자엔 첨가물이 많이 들어가요. 과즐은 제품재료 자체기 단순하고, 우리 것을 쓰기 때문에 건강식이잖아요. 웰빙 바람 등 이를 찾는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죠. 요즘 젊은 층도 제품에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 관심을 가져 과즐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고, 좋다는 게 알려지고 있어요”

이 사업을 시작하면 미리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견학 등을 통해 사전답사와 공부를 잘해야 시행착오를 없애고, 비용낭비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제품은 항상 먹는 사람이 마음이 즐겁게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마음으로 만든다”는 생활철학을 갖고 있다.

“종교가 가톨릭이에요. 어렵거나 남원성당 빈첸시오회가 폐지 등을 모아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있는데, 회비대신 과자를 현물로 내는 걸 올해부터 시작했어요. 추석 지나면 다 시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어요. 마음에 여유가 생겨매출이 올라가면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싶네요”

 
 
※‘맛고은승미한과’는 서귀포시남원읍남원리1151-1에 있다. 연락은 010-6274-8212이나 ☎064-764-5583으로 하면 된다.

<하주홍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