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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에는 애기업게의 가련한 혼(魂)을 달래는 제당(祭堂)이 있습니다
마라에는 애기업게의 가련한 혼(魂)을 달래는 제당(祭堂)이 있습니다
  • 미디어제주
  • 승인 2014.07.0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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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동섭 설문대여성문화센터 팀장

김동섭 설문대여성문화센터 팀장
국토 최남단 섬, 마라도, 텔레비전 광고에 ‘짜장면 시키신 분’이 알려지면서 해물 짜짱면이 유명해졌고, 교회, 최남단 비, 그리고 작은 섬을 한 바퀴 도는데 이용하였던 골프 전용카트 전기차를 탈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마라도 등대에서 자리덕 선착장을 향해 걷다 보면 ‘애기업개당’이라고 불리는 할망당이 나옵니다. 전설(傳說)에 의하면 아득히 먼 옛날 가파도에 살던 고부이씨(高阜李氏) 가문이 가산(家産)이 탕진되자 가족이 마라도로 건너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때 업저지(어린 아이)를 업어주며 보아주는 계집아이도 함께 왔는데, 이씨 가족들은 마라도의 풀숲을 불태우고 개간(開墾)작업을 벌이게 됩니다. 불탄 숲풀들이 다음 해에 거름되면 다시 오기로 하고 가파도로 다시 건녀가려고 하였는데, 이씨 부인에게 처녀 한 사람을 두고 가지 않으면 풍랑(風浪)을 만나 난파할 것이라는 신(神)의 현몽(現夢)이 있었습니다. 안타깝지만 곧바로 돌아올 것이라 마음 속으로 약속하고, 배를 타기 직전 이씨 부인은 처녀 업저지에게 심부름을 보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얼마간인가를 지나 그들이 다시 마라도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처녀 업저지는 앙상하게 유골(遺骨)로만 남아 있었고, 죄스러움에 이씨 가문에서는 이때부터 업저지를 위한 제사를 지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마을 사람은 물론, 가파도나 모슬포에서 물질오는 해녀들도 가련한 처녀 업저지의 혼을 기리기 위해 매년 제(祭)를 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마라도에는 파도와 모진 바람에 깎인 호박돌로 울담을 올린 지붕 낮은 가옥(家屋)에서 사람이 살고 있으며, 수도가 없어 삼다수를 식수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또 가까운 청정바다에서 작업하는 해녀들의 물질소리를 들 수 있는 곳이기도 한 곳입니다. 그리고 이곳에는 슬픈 전설의 주인공인 애기업게 어린 아이의 혼을 달래는 제당(祭堂)이 있어 더욱 가련한 마음을 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마라도에는 전설이 하나 더 있는데, 나무 그늘이 없어진 사연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옛날 이 섬에 살던 어떤 사람이 달밤에 퉁소를 부는데 어디선가 뱀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 사람은 뱀이 몹시 두려워 불을 질렀는데, 이 불로 나무가 없어지고 그늘도 사라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식수(食水)로 사용할 물이 부족하게 되어 마라도 주민들은 빗물을 받아 용수(用水)로 사용하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고 합니다. <김동섭 설문대여성문화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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