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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6기 원희룡 제주도정 조직개편 “바뀐건 ‘협치’ 뿐”
민선6기 원희룡 제주도정 조직개편 “바뀐건 ‘협치’ 뿐”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4.07.0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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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통합 조직 국제자유도시건설교통국, ‘매머드급’ 개발 부서로 재탄생

민선6기 원희룡 제주도정이 발표한 조직 개편안이 전임 도정과 차별화될만한 새로운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한 마디로 실망스럽다. 3일 제주도가 공식 발표한 민선 6기 조직 개편 얘기다.

‘일 중심, 소통 중심, 협치 중심’으로 탈바꿈시키겠다면서 제주도가 내세운 조직 개편의 내용을 보면 우선 도지사 직속의 협치정책실 신설과 기존 국제자유도시본부와 도시디자인본부를 통합시킨 국제자유도시건설교통국이 가장 눈에 띈다.

우선 협치정책실부터 보자. 도는 보도자료를 통해 “그동안 도지사를 정책적으로 보좌하는 정책특보 및 도서지역 특보들이 부서별로 소속을 달리하고 있어 보좌 기능이 일부 미비한 점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정책보좌 기능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서별로 분산돼 있는 정책 보좌기능을 통합, 도민협치에 대한 보좌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원희룡 지사가 기회 있을 때마다 ‘협치(協治)’를 강조하고 있음에도, 이번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협치정책실만 놓고 본다면 결국 협치를 빙자해 지사 직속의 친위부대를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아직 인적 구성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가 나오고 있지 않지만, 기존 정책 담당부서 뿐만 아니라 부서별 굵직한 사안들에 대해 원 지사의 실질적인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지사 직속이라는 무게감 때문에 더욱 그렇다.

도 관련부서 담당자는 이와 관련, <미디어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도 본청의 정식 기구로 신설되는 부서가 아니다. 일반 실국의 업무는 그대로 가는 것이고 말 그대로 정책을 보좌하기 위한 차원이기 때문에 기존 부서들과 부딪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국제자유도시본부와 도시디자인본부를 통합시킨 국제자유도시건설교통국은 그 명칭만으로도 ‘존재감’에서 따를 부서가 없을 듯하다. 명칭부터 긴 이 부서는 국제자유도시계획과와 도시디자인건축과, 건설과, 교통정책과 등 4개 과를 총괄하게 된다.

다만 기존 국제자유도시본부의 관광개발 기능은 사무 연계성이 높은 문화관광스포츠국으로 이관하고, 추진단(TF) 기구 중 공항인프라추진단은 공항 인프라 관련 정부 절충을 강화하기 위해 3급 추진단으로 존치시켰다.

결국 관광개발과 공항 인프라 관련 업무를 제외하면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과 그 상위 계획인 국토종합계획, 그리고 하위계획인 도시계획 등을 연계시킨다는 명목하에 모든 관련 업무를 관장하는 매머드급 기구가 될 전망이다.

더구나 대규모 개발 논란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는 부서들이 통합되면서 개발 논란에 더욱 불을 지피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새도정준비위에서는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중소기업지원국 신설을 제안했음에도 산업경제국에서 경제산업국으로 명칭이 바뀐 부서 내 서열만 보면 중소기업 지원을 담당하는 기업지원과가 4순위로 밀려나고 1개 담당이 줄어들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민군복합형관광미항추진단은 3급 추진단으로 유지시켰지만 그 명칭을 ‘강정지역발전지원단’으로 변경, 원희룡 지사가 밝힌 진상조사와는 무관하게 강정마을 주변지역 발전계획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 조직 개편안은 입법예고 기간 동안 의견 수렴과 조례규칙심의회를 거쳐 제주도의회에 제출, 심의 의결 과정을 거치게 된다.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의 첫 작품이 이 과정에서 어떻게 손질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적어도 전임 도정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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