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충해와 제초작업
병충해와 제초작업
  • 박종순
  • 승인 2014.06.02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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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순의 귀농일기] <30>

 

감귤원의 풀을 매느라 여념이 없는 필자.

1달에 2~3번 꼭 들리는 곳이 있는데 다름 아닌 농약을 파는 곳이다.
5월부터 11월까지 각종 병충해를 막기 위해서 살균제와 살충제를 사고 봄·여름·가을 비료와 요소비료를 사기 위해서다. 

과수원에는 어느새 감귤 꽃향기로 가득하고 새순들이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듯 손짓한다. 귤나무 사이에는 파릇파릇 풀이 돋아나며 때때로 내리는 비를 맞으며 훌쩍 커버려 키 자랑을 한다. 

이때쯤이면 병충해와의 싸움이 시작되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므로 누구나 할 것 없이 고민에 쌓인다.
특히 나 같은 초보에겐 행여나 한해의 농사를 망치지 않을까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그래서 농업기술센터 기초교육도 참가하고 몇 안되는 지인에게 전화문의를 하거나 귀동냥 하려고 이곳저곳을 다니기도 하고 지나가다 농약을 치는 농부가 있으면 묻기도 하지만, 지역도 틀리고 농가마다 환경도 달라 이번에는 어떤 농약을 쳐야 할지 서로 답하는 바가 틀려 혼동에 이르고 만다. 

귤응애 더뎅이병 궤양병 잿빛곰팡이병 흑점병을 비롯하여 총채벌레 깍지벌레 자나방 등 어느 하나도 방심 할 수 없는 병충해로 이어지는데, 작년에는 이세리아 깍지벌레와 화살 깍지벌레로 타격을 받은 경험이 있어 더더욱 신경이 쓰인다. 

그 외에도 풀과의 전쟁이 있다. 언제나 애를 먹이며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풀을 보면서 한숨을 쉬는 날들이 많아지지만, 되도록 제초제만은 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곤 한다. 

주위의 제초제를 치는 모습을 보면, 독한 농약성분 때문에 우의를 걸치고 마스크를 쓰고 행여라도 농약이 바람에 날릴까봐 바람 부는 날을 피하는 등 무척 조심하는 광경을 보게 된다.
제초제를 친 밭은 땅이 검어지고 발을 밟으면 딱딱한 느낌을 받게 되고 풀 한 점 없는 과원이 된다.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이상한 눈빛으로 풀을 매고 있는 우리를 바라 보고 있는 듯하다.
오전 반나절이면 끝날 일을 거의 매일 풀맨다고 헤매고 있어 답답하기도 한 모양이다. 

작년에 이어 해오고 있는 풀매기 작업은 지렁이와 지네 무당벌레의 숫자를 늘려주었고, 돌코랑 감귤의 당도를 높여주었다.  

풀을 매며 땅과 얘기하고 나무와 인사를 나눈다. 나무 아래를 기어 다니며 이제 막 돋아나는 넝쿨을 송두리째 뽑기도 하고 징그럽게 느꼈던 지렁이라도 만나면 무척 반갑기도 하다. 

삭은가지도 잘라주며 언젠가 버려 놓았던 비닐이며 음료수 병이며 너덜거리는 장갑 비닐끈 등 온갖 쓰레기를 치우고 녹이 서려있는 쇳덩어리와 발에 밟히는 돌을 고르고 정리하며 차츰 과원이 깨끗해지는 느낌을 받게 되고, 점차 폭신해져가는 땅의 기운을 받을 때면 풀 뽑는 일을 계속해야겠다는 사명감이 들기도 한다. 

이러한 여러가지 이유도 있으나 금년 귤 수확 후 맛보게 될 고객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있거니와 체험하러 오는 고객에게 자신 있게 제초제를 쓰지 않은 돌코랑감귤 이라고 내 세울 수 있기에 2500평 넓은 밭을 예초기로 돌리고, 쪼그리고 앉아 풀을 매고 있는지도 모른다. 

언젠가 나이가 들어 풀을 맬 힘조차 없어지면 모를까, 그때까진 최선을 다하여 예초와 풀매기에 나서야겠다.

 

< 프로필>
부산 출신
중앙대 경제학과 졸업
서귀포 남원으로 전입
1기 서귀포시 귀농·귀촌교육수료
브랜드 돌코랑’ 상표등록
희망감귤체험농장 출발
꿈과 희망이 있는 서귀포로 오세요출간
e-mail: rkahap@naver.com
블로그: http://rkahap.blog.me
닉네임: 귤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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