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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무사, 보르도액 뿌리젠 햄수까?
요새 무사, 보르도액 뿌리젠 햄수까?
  • 김창윤
  • 승인 2014.04.18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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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농학박사 홍순영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농학박사 홍순영
올해 감귤나무 전정이 끝난 직후부터 최근까지 보르도액을 뿌렸거나 뿌리려고 준비하는 농업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농업인에 대해 필자는 ‘요새 무사, 보르도액을 뿌리젠 햄수까?’(요즘 왜, 보르도액을 살포하려고 하십니까?) 라고 묻고 싶다.

보르도액(Bordeaux mixture)은 석회보르도액이라고도 하는데 살균제로써 친환경 농업에도 사용가능한 작물보호제다. 19세기말 프랑스 보르도 지역에서 포도에 사용하여 노균병방제에 효과를 본 이후 전 세계적으로 과수, 채소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보호 살균제로써 특히 농가에서 직접 황산구리액과 석회유를 적절하게 섞어 만들어 세균병과 곰팡이병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광범위 살균제로 알려져 있다.

보르도액은 제주에 감귤이 처음 도입될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친환경농업에 대한 관심과 다양한 보르도액 제품이 시판되면서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월동 해충 방제 자재인 기계유유제와 살포 간격을 30일간 두어야하는 단점 때문에 사용을 꺼리던 농가들도 최근 연구결과 기계유유제와 보르도액이 혼용 가능하고 혼용할 경우 병해충 방제효과도 높고 약해도 없기 때문에 사용이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난해 궤양병 발생이 많았기 때문에 미리 예방차원에서 보르도액을 서둘러 뿌리려는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 그렇다면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다. 물론 보르도액이 궤양병의 예방효과는 무척 높지만 문제는 보르도액을 뿌리는 시기인 것이다.

감귤의 유일한 세균병인 궤양병균은 고온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제주지역기상으로는 5월 하순 이전에는 온도가 낮아 병원균이 증식할 수 없어 발생하지 않는다.

특히, 궤양병은 전년도 발생한 잎, 가지 등에서 온도가 높으면 균이 증식되어 전파되지만 보르도액을 미리 뿌린다고 해도 잎과 가지에 있는 병원균을 죽이거나 증식을 억제하지는 못한다. 지금 궤양병 예방을 하겠다면 감귤원에 전년도 궤양병 걸린 나뭇가지와 잎을 제거해 주는 방법이외 다른 방법은 없으며, 5월 하순 이후에 보르도액을 뿌려 예방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또한 더뎅이병(창가병) 예방을 위해 사용한다면 그것역시 잘못된 생각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더뎅이병 적용 작물보호제가 보르도액보다 방제효과가 20% 정도 높다. 따라서 가격은 다소 차이나지만 효과 좋은 자재를 사용하는 편이 경제적이다.

만약에 친환경재배를 하기 때문에 일반 작물보호제를 사용할 수 없다면 감귤 잎이 어느 정도 나온 4월 하순 이후에 보르도액 사용을 권하고 싶다. 보르도액은 감귤재배에 있어 꼭 필요한 자재이고 잘 활용한다면 방제비용도 줄이고 효과도 높일 수 있는 좋은 자재다. 하지만 4월 하순 이전에 사용하는 경우에는 병해 예방효과가 매우 낮으므로 농업 지도기관에 문의 후 사용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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