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유법 시행 한달. 여유법 제정이라는 갑작스런 한파로 인해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중국 현지(하이난·상해)를 찾아 중국 여유법을 바라보는 중국관광업체의 반응과 동향을 살펴봤다. 2회에 걸쳐 중국에서 바라보는 여유법과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편집자주]
최근 중국인의 국내외 관광이 증가하며 중국관광산업은 급격히 성장했다.
이에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제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노력(중국관광객을 끌어당기기 위한 무비자 정책)을 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은 걸어다니는 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실제로 이제껏 제주도는 중국관광객들이 노비자로 입국이 가능해 폭발적인 관광객 증가와 더불어 이윤을 창출했다.
그 바탕에는 아시아에 안착한 '한류열풍'이 한 몫으로 한국이라는 국가브랜드가 상승했고, 중국인들의 섬을 좋아하는 성향과 한국 최고의 관광지 '제주'라는 프리미엄이 있다.
한류열풍과 비자없이 출입이 가능한 제주는 중국인들의 구미에 맞아 올해 10월까지 166만4000여명의 관광객이 찾아와 작년대비 72.3%의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중국관광시장의 과다경쟁으로 관광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무질서한 사건이 자주 발생하자 중국정부는 지난 10월1일, '중국여유법'제정을 시행했다.
중국여유법은 여행 중 관광객이 누릴 수 있는 권리와 지켜야 할 의무 등 총 10장 112조로 까다롭게 구성돼 있다.
이 여유법의 시행으로 여행사들의 저가 모객(모집고객)을 금지하고, 쇼핑 장소 지정 및 수수료 착취 등은 모두 단속과 벌금 대상이 된다.
중국 '여유법'으로 인해 지난 9월까지 작년대비 105.7%의 놀라운 중국관광객 증가를 보이던 추세가 10월들어 12.8%의 증가에 그치며 하락하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여유법'의 한파가 대륙에서 불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어찌보면 중국 정부에서 제정한 여유법은 타당하다.
단체관광 여행가격이 저렴해 여행상품을 구매하고 막상 여행을 오면 정작 하고 싶은 여행은 못하고 관광지, 쇼핑몰 그리고 가이드의 유착으로 정해진 코스만 돌며 결국 두 손에 물건만 쥐고 돌아오는 여행이니 말이다.
저렴한 여행상품으로 저렴한 숙소, 저렴한 관광, 저렴한 상품을 사게 만드는 그런 여행 말이다.
중국관광객들이 한국으로 오는 여행은 이런 여행이다.
그리고 이것은 9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관광객이 저렴한 동남아 여행 상품을 구매하고 다녀왔을때와 비슷한 현상이기도 하다.
이런 중국관광객들의 악습과 피해가 이어지자, 결국 중국 정부에서 법으로 저가 여행의 피해를 막겠다고 나선 정책이 '여유법'이니까.
여유법 시행으로 제주를 찾는 중국관광객이 줄어들어 어찌보면 제주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현지 여행사도 위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7일 중국 상해 현지에서 상해불야성국제여행사유한공사 천 유웅 총경리와 상해환도여유투자관리유한공사 펑 하이빈 총경리를 만났다.
천 유웅 총경리는 "여유법 시행으로 제주를 향하던 중국여행객이 50%정도 감소했다"며 "6개월 정도를 관망해 봐야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유법으로 저가 여행이 금지되니 여행가격은 시간이 갈수록 올라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 6개월이 지나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 유웅 총경리는 "단체관광에서 시선을 틀어 FIT(Free Individual Tour, 개별자유여행객)를 흡수하기 위한 홍보가 필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상해환도여유투자관리유한공사 펑 하이빈 총경리는 "여유법의 시행으로 제주보다는 동남아가 타격이 크다(상대적으로 여행경비가 더 높아서)"고 운을 땐 후 "제주는 상해에서 비행기로 1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어 메리트(장점)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루즈와 비행편으로 오가는 관광객들의 동선인 가까운 거리에 면세시설이 늘어선다면 제주를 찾는 외국 관광객들에게 큰 매력이나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중국 대륙에서 불어닥친 매서운 한파 여유법(旅游法).
'위기 뒤에 기회'라는 말이 있다.
애초에 '중국 관광업체나 한국 관광업체에서 고담백한 여행상품을 제공했더라면...'이라는 아쉬움도 묻어 나지만 위기가 찾아온 여유법을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제주도는 매서운 한파 여유법이 아닌, 중국관광객들을 '여유'롭게 수용할 수 있는 법이 될수도 있다.
찾아온 위기를 어떻게 이용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이감사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