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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소나무 고사, 지병인가? 에이즈인가?
[기고] 소나무 고사, 지병인가? 에이즈인가?
  • 미디어제주
  • 승인 2013.09.27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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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문상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귀포시지부장

강문상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귀포시지부장
소나무 살리기에 온 도민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나, 문제는 정확한 원인규명이나 통계수치 하나조차 통일되지 못해 산림행정에 허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데에 있다.

지난 해 1214, 제주도청에서 열린 전문가 합동 대책회의 석상에서 도 관계자는 제주지역 구좌에서 애월까지 18000여 그루가 고사되었으나 이 가운데 재선충 감염은 51그루에 불과하다고 밝힌 반면, 배석한 전문가는 있을 수 없는 자료이며, 재선충 방제에 대해 솔직해질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던 것으로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최근 도 관련부서장의 언론 기고에 따르면 재선충병 감염 통계는 활용목적에 따라 달리할 수 있다고 밝혀 이해할 수 없는 여지를 남겼다.

또한, 언론 역시 제각각인 통계수치 인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9일자 H일간지의 1면에서는 지난 해 10월 말 도의회 정례회 도정질의 석상에서 도 관계자의 답변을 인용, “1210월 말 현재 도내 고사목은 6000여 그루이고, 이 가운데 재선충병 감염은 231본이며, 나머지는 3개 태풍으로 뿌리 흔들림, 생육불량, 건조토양 등 척박한 토양환경에 의해 고사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기사 말미에는 올해 도가 밝힌 감염 소나무는 31그루로 조사되었으나 산림청은 8750그루로 분석되었다고도 했다.

한편, 같은 일간지와 J일간지 사설에서는 국립산림과학원의 표본조사결과에 따르면, 고사목은 5만여 그루로서 이 가운데 약 25%12500여 그루가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고 있다.

특히 또 다른 29일자 J일간지 사설에서는 도내 고사목은 10만 그루를 넘어섰으며, 올해를 넘기면 20만 그루에 육박하게 되고, 고사될 징후까지 합하면 최대 7만 그루에 육박하여 전쟁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언론보도나 행정기관이나 정확한 감염통계도 없는 주먹구구식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재선충병에 의해 감염된 소나무와 해풍이나 자연적 환경으로 말라죽은 소나무 처리에 대해서는 그 방법론과 소요되는 예산비용이 천차만별이라 반드시 짚고 나가야 할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도내 연구소 전문가(박사)님들의 언론 인터뷰, 기고 등을 종합해 볼 때, 현재 고사목의 25~30%정도가 재선충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으며, 나머지는 40~50년의 나무 정년기로 사실상 수확기이거나 3개의 태풍, 지구 온난화에 의한 하측식생의 과밀 양분 결핍, 토양환경 등에 의해 고사된 것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현재 고사목 제거작업 형태를 보면, 재선충 감염여부를 떠나 베어내어 일괄 파쇄 후 소각이나 현장에서 훈증처리를 함으로써 작업속도를 세 배정도나 더디게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방재포, 약품처리 등에 따른 재료비와 인건비가 쓸데없이 과다 지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지병이나 노환으로 사망한 자를 에이즈 사망으로 일괄 판정하여 장사를 치르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육안으로 솔수염하늘소의 애벌레를 확인할 수 없어 현장에서 일반 고사목과 병균에 감염된 고사목을 구분하여 작업을 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같이 병균에 감염된 소나무는 우산을 뒤집어 쓴 것과 같이 축 늘어져 있는 반면, 고사목은 뻣뻣한 채 벌겋게 타들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검증하기가 어려워 현재 방식의 일괄 훈증처리는 당분간 엄청난 시간과 인력, 예산투자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도내 공직자마저 정확한 통계수치 하나 없는 산림행정에 술렁이고 있어 그 어느 정책보다도 전문가에 의한 원인분석과 진단이 급선무라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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