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감귤 전정, 나무 고유특성·생리 식물 호르몬에 맞춰야”
“제주감귤 전정, 나무 고유특성·생리 식물 호르몬에 맞춰야”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3.06.30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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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전정기술 개발, 특허출원…노지 유기농·무농약 감귤재배, 진피 생산
‘농업이 제주미래의 희망’- FTA 위기, 기회로 극복한다 <41>김진한 대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은 이미 발효됐고, 한.중FTA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화·시장 개방화시대를 맞아 1차 산업엔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제주경제를 지탱하는 기둥 축인 감귤 등 농업 역시 위기감을 떨칠 수 없다. 현재 제주 농업의 경쟁력과 현주소는 어디까지 왔나. FTA는 제주농업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 넘지 못할 장벽은 아니다. 제주엔 선진농업으로 성공한 농업인, 작지만 강한 농업인인 많은 강소농(强小農)이 건재하고 있다 감귤·키위·채소 등 여러 작목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 이들의 성공비결은 꾸준한 도전과 실험정신, 연구·개발이 낳은 결과이다. FTA위기의 시대 제주 농업의 살 길은 무엇인가. 이들을 만나 위기극복의 지혜와 제주농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편집자주]

새로운 전정기술을 개발, 감귤재배에 접목시키고 있는 김진한 옵디강농원 대표.

“감귤재배에 가장 중요한 필수요소는 전정(가지치기)이에요. 대개 농약과 토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나무 고유특성이나 자체 생리에 초점을 맞춰 전정을 제대로 해주는 게 중요해요. 아쉽게도 전정에 관해 제대로 연구하거나 학문·이론적으로 가르치는 곳이 없어요”

제주시 아라동 ‘옵디강 농원’에서 감귤을 재배하고 있는 김진한 영농조합법인 여의주 대표(46)는 감귤이나 과실나무 재배의 성패는 전정이 90%를 차지한다고 강조한다.

“전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어떤 각도에서 커팅하고, 잘라야 할 가지와 절대 자르면 안 될 가지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해요. 잘못 자르는 순간 잎은 무성하게 키웠는데 열매는 달리지 않는 결과를 낳죠. 나무 열매를 키워야지 이파리를 키우는 실수를 하면 농사는 망하게 돼요”

공수부대 중대장 출신인 김 대표는 장교 생활 10년을 하고 귀농했다. 2002년 제주여고 근처에 3000평을 빌어 감귤재배에 손댔지만 경험이 부족해 실패의 연속이었다.

“그 동안 숱하게 시행착오를 겪었죠. 나름대로 재배기술을 익히고 개발해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어요. 감귤농사를 오래한 분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매우 중요해요”

김 대표는 현재 제주시 아라동, 조천읍 선흘리, 성산읍 삼달리 등 7500평(노지유기농 감귤 4000평, 무농약감귤 3500평)에서 1년에 40톤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 생산예상량은 60톤이다.

아라동 옵디강 농장에선 옵디강 노지감귤, 유기농 귤피차와 한약제 원료인 진피 등을 생산하고 감귤나무를 분양하고 있다. 브랜드는 감귤은 ‘황금여의주’, 진피는 ‘옵디강’이다. 올해 영농조합법인 여의주를 설립했다.

김 대표가 아라동에서 노지감귤을 재배하고 있는 옵디강 농원
도내에서 여태껏 토양과 병해충 관리가 감귤재배의 모든 것처럼 비료와 농약개발에만 치중되고 있지만 정작 감귤재배의 성패는 전정에 달려있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기존의 전정방법이 잘못된 점을 알아내고 나름대로 기술을 개발하고 실천함으로써 9년 동안 방황(?)을 마쳤어요. 제대로 된 전정기술을 지난달 특허 출원을 했어요. 내용은 비밀이죠”

김 대표가 몸소 경험한 결과, 감귤재배에 적용하는 기존의 방식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친환경을 하려면 토양을 살리고 지력을 회복기 위해 퇴비를 주고 병해충 잡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해결할 수 없어요. 귤굴나방 진딧물 깍지벌레 등을 죽이는 게 아니라 같이 공존하면서 감귤 키워가야 한다고 봐요”

김 대표는 병해충을 잡으면 해결된다고 여겨 접근했는데, 문제는 나무가 다 죽어버려 잡아낼 수 없었다. 비료를 안줘서 죽는다고 했는데 원인은 전정에 있음을 알아냈다.

“근본적으로 전정에 문제가 있는데 병해충과 토양에 초점을 맞췄더니 답이 안 나와요. 모든 친환경은 흙살리기와 병해충 방제라고 하지만 정답이 아니데요”

김 대표가 전정에 관심을 갖고 처음 고품질감귤 전정기술을 책에 나오는 대로 해도 나무가 죽는 걸 경험했다.

“나무를 자르면 부패방지 약품인 ‘톱신’을 바르면 말라 죽는 걸 막을 수 있어요. 하지만 약품을 쓰면 친환경이 안 되니까 다른 방법을 써봤지만 나무고사를 막지 못했어요. 문제는 열매도 열리지 않고 나무가 점점 쇠약해져 전정을 포기했어요“

가지치기에서 잘라야 하는 가지와 절대 잘라선 안될 가지를 가르키고 있는 김 대표.
전정에서 커팅을 잘하면 톱신 같은 약제가 필요 없고 제대로 전정하면 웬만한 문제는 해결된다는 걸 나중에야 깨닫게 됐다.

김 대표는 서귀포에서 오랜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2000평을, 자신은 300평을 전정했다. 그런데 오랜 경험자가 한 2000평은 열매가 잘 열리고 김 대표가 한 300평에선 열매가 하나도 안 달렸다. 5년 동안 자신이 익힌 전정에 실패한 게 눈앞에서 비교가 돼 기가 막혔다.

이때부터 자신의 전정방식, 책에 나오는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 방향을 바꾸고 연구를 계속했다. 이론보다는 전정을 잘하거나, 오랜 경험자의 말을 듣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비디오를 통해 일본 농협교육담당자가 알려준 전정방법을 알게 됐다. 나무의 식물호르몬 중심으로 전정하는 최신방법이었다. 햇볕을 잘 받고 통풍이 잘 되게 하는 우리의 태양중심 방법과 비교가 된다.

일본은 식물 호르몬 4가지(나무 싹 줄기를 크게 하는 ‘지베렐린’, 자체적으로 소독하는 ‘에칠린’, 뿌리를 만드는‘옥신’, 가지를 분화하고 꽃피게 하는‘사이토카닌’)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절단 또는 커팅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방법에 새로운 전정기술을 개발했다.

“일본은 물론 중국도 최신과학 영농업을 전정법에 적용해 이를 최고의 과학기술로 여기고 있있어요. 비료나 농약 방제는 IT기술로 할 수 있지만 전정만큼은 아니죠. 전정은 사람의 손, 농부의 감각만으로 할 수 있다고 봐요”

옵디강 감귤농원에서 생산되는 감귤 진피
옵디강 제주귤피차
김 대표는 앞으로 감귤 산업 전망은 좋다고 본다. 적정생산량 설정은 함정이고 감귤생산량이 줄어들면 시장자체가 줄어든다는 생각이다.

“감귤 생산량이 줄면 값이 오른다는 건 착각이에요, 되레 시장이 줄어들면서 값 변동은 거의 없잖아요. 감귤은 먹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감귤관련 생산 판매 가공 유통은 기업형으로 가야 해요. 관이 움직이면 곤란하죠”

김 대표는 아버지가 ‘친환경으로 하면 안 된다’고 한 이유를 10년이 지나야 깨닫게 됐다.

“친환경농업을 지금처럼 해선 희망이 없다고 봐요. 수입산 유기농에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죠. 판매는 조직적이지만 생산은 개별적이에요. 생산기술자체가 개인적으로 모두 달라 메뉴화가 안 되고 정보공유가 없어 실패할 확률이 높아요”

김 대표는 지금의 감귤재배와 관련, 궁금한 게 많다. 과수원 간벌이 농가 입장에서 좋은 것인가. 높은이랑 재배가 농작업, 농장관리 차원에 경제적인가. 노지과수원에 스프링클러 설치는 합당한가. 초생재배에 자연초종과 외국산 어느 게 좋은가. 방풍에 삼나무 베어내고 철재파이프 쓰는 게 지속가능한 농업에 합리적인가. 모두 문제가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FTA와 관련 김 대표는 만감류는 관련이 있지만, 노지감귤은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
“만감류는 시설이나 유지비용이 높고 금융부담도 만만찮아 타격이 있겠죠. 노지감귤은 투입되는 비용이 적고, 현재 감귤 값이 최저가이기 때문에 그렇죠. 중국의 감귤 값도 만만치 않아요. 싸다는 근거가 없어요. 농사는 감인데,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어요”

김 대표는 제주농업의 미래는 감귤산업을 더욱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감귤을 줄이면서 대안을 찾으려 하는데 감귤을 주력으로 해야죠. 개인적으로 감귤 생산량이 100만톤 돼야한다고 봐요, 이 물량이면 중국 스페인에 이어 일본을 누르고 3위는 될 것이에요. 어차피 세계시장에서 겨뤄야하는데 3위까지는 기억을 해요”

김 대표는 농민을 교육해서 관의 입맛에 맞게 하지 말아야한다고 따끔한 한마디를 한다.
“농민이 일하고 있는 현장으로 가야해요. 강소농은 육성해서 되는 게 아니라 탄생돼야하는 거죠. 관은 그 조건을 만들어줘야 해요. 농민이 있는 현장의 소리를 들어야죠”

김 대표의 앞으로 계획은 전정기술을 활용, 농업분야의 사회적기업을 인증받아서 운영하는 것이다. 올해 예비사회적 기업을 신청할 계획이다.

‘농업은 생명, 농사는 레포츠다. 농사를 즐기면서 한다’가 김 대표의 생활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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