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림 내 곶자왈 지역에서 멸종위기 야생식물인 개가시나무가 훼손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21일 (사)곶자왈사람들에 따르면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올레코스 14-1 코스 인근 곶자왈 지대 목장 농로 옆에 있는 개가시나무 줄기가 훼손된 채 발견됐다.

곶자왈사람들측이 제주도 당국에 문의한 결과 해당 지역은 휴대전화 기지국이 건설되고 있으며, 현재 30여평 정도 지반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멸종위기종 관리 주체인 영산강유역환경청 제주사무소 담당자와 시공업체 관계자가 지난 19일 현장을 방문, 공사 과정에서 개가시나무가 훼손된 사실을 시인한 것으롲 전해졌다.

김정순 곶자왈사람들 사무처장은 “조례에 따라 무선설비 설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굳이 생태계 등급 1등급 지역에 기지국을 설치해야 했는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생태 1등급 지역의 경우 멸종위기 식물이 자생하고 있기 때문에 공사 과정에서 이에 대한 훼손 방지대책을 미리 강구했어야 함에도 이에 대한 사전조치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김 처장은 특히 “멸종위기 식물인 개가시나무가 훼손된 것은 멸종위기 식물에 대한 관리 허술이 초래한 결과”라면서 “멸종위기종과 함께 곶자왈 지역에 대한 책임있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더구나 이 지역은 지난 2009년 곶자왈사람들이 어린 개가시나무 개체를 발견했었지만, 지금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에 훼손된 개가시나무는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인 법정 보호종으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훼손 또는 고사시켰을 경우 처벌을 받게 된다.

또 개가시나무 서식지는 ‘제주특별자치도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라 생태계 등급 1등급 지역으로 지정, 토지 형질변경이 불가능하지만 같은 조례 6항에 따라 도지사의 허가를 받아 무선설비 설치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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