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일어나 사라봉을 오르는 양순여씨(60)도 담배에 대해서는 할 얘기가 많다. 그는 담배를 피운 경험이 없으나 담배 때문에 숱한 핀잔을 들어왔기 때문이다.
양순여씨와 사라봉의 관계는 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전거를 타며 건강을 챙기던 그에게 낯선 제안이 들어왔다. ‘건강지킴이’로 활동하자는 것이었다. ‘건강지킴이’의 역할은 금연 홍보를 하는 일이었다.
“솔직히 욕을 먹기 싫었어요. 생전 처음 보는 이들에게 ‘금연하세요’라고 하면 그걸 선뜻 받아들이겠어요? 처음엔 망설이다가 한 번 해보자고 한거죠. 그게 5년이 됐네요.”
그가 가입한 곳은 사라봉건강거리지킴이(회장 이상우)였다. 사라봉건강거리지킴이 회원들은 매월 2차례 사라봉에서 정기모임을 가지고,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양순여씨에겐 매월 2차례 모임이 너무 적다. 그는 궂은 날에도 거의 매일 사라봉을 찾는다. 그래서일까. 그는 사라봉건강거리지킴이 총무라는 타이틀도 달았다.
‘건강거리지킴이’라는 타이들도, 덕분에 ‘총무’라는 타이틀을 달기는 했으나 남을 대하며 금연 홍보를 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그가 가입을 할 당시 가진 우려가 현실로 되곤 했다.
“어려운 점이 적지 않았죠. 금연하라고 하면 ‘네가 뭔데?’라고 할 때가 가장 난감했어요. 그렇다고 대들지도 못하잖아요.”
그래도 ‘금연 홍보대사’로서의 활동은 그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있다.
“제주도 조례에 나와 있듯이 도시자연공원은 건강거리이면서 금연구역으로 돼 있어요. 공원은 많은 이들이 운동도 하고 자신의 건강을 지키려고 오잖아요. 다른 이들을 생각해서라도 금연은 필수죠.”
지킴이의 활동 덕분이었을까. 최근 들어서는 담배를 피우는 이들이 매우 줄었다고 한다.
제주도는 지난 2007년 ‘제주특별자치도 건강거리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운영해오고 있다. 조례에서 강조하듯 제주에 사는 모든 이들이 금연을 통해 건강을 지키기를 바라는 게 ‘건강거리지킴이’ 양순여씨의 작은 꿈이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