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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과 9월의 길목에서
8월과 9월의 길목에서
  • 미디어제주
  • 승인 2012.09.0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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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익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본부장

전익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본부장
지나간 8월은 그야말로 숨가쁘게 지나갔다. 8월초에 10호 ‘담레이’가 휩쓸고 지나가더니 끝자락에서는 15호 ‘볼라벤’과 14호 ‘덴빈’도 전역을 초토화시키면서 도민에게 많은 상처를 남겼다.

그래도 마지막 사력을 다해 민관군이 혼연일체가 되어 복구에 안간힘을 기울였고, 모처럼 도청 직원을 포함한 행정시 공직자들도 휴일을 반납하며 행정력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작열하는 태양과 싸우며 복구에 임하는 가운데 일률적으로 착용된 긴 소매의 민방위복은 일의 효율성을 떨어뜨렸을 뿐만 아니라 그야말로 애물단지였다. 이미 공직사회에 알려진 바와 같이, 피해 복구와 같은 민관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장에 민간인과 공직자의 구별을 위해 민방위복 착용을 도지사가 지시하면서 생겨난 촌극이다.

공직자의 일거수일투족을 민간인과는 구별할 필요성을 느꼈겠지만, 그 방법론에 있어서 하절기와 같은 계절에는 관광셔츠나 보다 샤프하게 디자인된 조끼착용을 검토하여 유연하게 대처할 지혜가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매년마다 실시되는 을지연습 역시, 행정시에서도 독자적으로 치러졌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했으면서도 기초자치권 시절에 있었던 연습 일정을 그대로 운영하고 있어, 이에 대한 논란 역시 올해도 불거졌다.

전시와 평시 구분 없이 식생활에 가장 필요한 물, 가스, 전기, 통신을 비롯한 소방, 자치경찰지휘권마저 모두 도에서 관할하거나 지휘 아래 있고, 통합방위협의회 의장 자격이 도지사로 통합되면서 행정시에서는 유관기관의 참여도를 떨어뜨려 을지연습의 존폐 문제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라 이제 ‘통합연습’이라는 심도 있는 검토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함께 행정시 위상 강화 문제가 도지사 공약사항과 맞물려 급부상되었다. 예산의 편성권, 인사권의 하향 등 봇물 같은 기초자치권 수준의 요구사항이 쏟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와는 반대로 반드시 도에서 가져가야 할 업무도 있다.

광역폐기물의 관리운영권이 현재 도청에서 각 행정시로 위탁 이관됨으로써 2개로 쪼개진 상태이며, 이를 하나로 통합할 경우 운영 인력의 축소 등 연간 5억여 원의 예산 절감이 기대되고 있다.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자치권이 없는 상태에서의 행정시 명의로 민간위탁수임의 재위탁 계약사무처리는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하루빨리 도에서 통합관리하지 않으면 “귀찮은 혐오시설은 행정시로 내팽겨 쳤다”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부 고객인 하위직 공무원들과 소통하기를 바란다.

조합원 복지 및 권익 향상 등과 관련하여 소통이 되지 않음은 물론 도지사와의 면담 요청조차 되지 않아 결국은 직원 임금과 관련해서는 법원에 소송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도는 이제 「쇠귀에 경읽기」에 어울리는 태도에서 벗어나 상생하는 변화된 전향된 모습을 기대해 본다.

이제 9월을 맞이했다. 세계환경대축제, 세계자연보존총회를 비롯한 칠십리축제 등 굵직굵직한 대규모 행사가 눈앞에 다가와 그 어느 때보다도 바쁜 한 달을 보낼 것이다. 노동조합 또한, 지혜와 슬기를 모아 성공적 축제에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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