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항 방파제가 초속 40m가 넘는 강풍을 동반한 태풍 볼라벤의 직격탄을 맞았다.
30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 제주를 강타한 태풍 볼라벤에 의해 서귀포항 외항 방파제와 7, 8부두의 항만 시설물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
높은 파도로 인해 외항 방파제 바깥쪽 테트라포트(TTP) 2300여개가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기존 방파제의 상치 콘크리트도 440m 전 구가에 걸쳐 파손, 유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전면의 소파 블록이 유실되면서 보강박스 구조물까지 파도가 넘쳐 방파제 440m 전 구간에 걸쳐 거동이 발생, 많은 곳은 20㎝ 이상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강박스 구조물이 항내․외측으로 밀리면서 배후의 안벽부 아스콘 포장 균열과 파손, 콘크리트 포장 유실 등 피해가 발생했다. 이 밖에도 야간 작업을 위해 설치된 조명타워가 넘어지고 안전 난간과 보안펜스가 파손되는 등 피해로 아수라장이 됐다.
제주도는 보강박스 구조물의 이격 등에 따른 시설물의 안전성 확보 여부와 수중부 정밀 피해조사를 위해 전문용역기관에 맡겨 안전진단과 수중조사를 벌인 뒤 조사 결과에 따라 개량 복구 또는 원상복구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도 김창선 해양개발과장은 “워낙 피해가 커서 수중 피해 상황을 조사하지 않고서는 피해액을 추정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안전 진단 등 조사를 거쳐 최악의 경우 보강공사로도 사용을 못한다면 어마어마한 복구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 “서귀포항은 우리나라에서 가거도와 함께 가장 파고가 높은 지역”이라면서 “이번 볼라벤 내습 때도 설계 파고 9.3m보다 높은 파도가 내습하면서 시설물 유실과 구조물 파손 등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