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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서 시작된 ‘생명평화’ 바람, 한달간 전국을 누비다
강정마을서 시작된 ‘생명평화’ 바람, 한달간 전국을 누비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2.07.28 11: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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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평화 바람개비 자전거 국토순례단 12명이 아픔의 현장에 함께 한 사연

생명평화 바람개비 자전거 국토순례단 일행이 28일 제주항 제6부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생명평화 바람개비 자전거 국토순례단 일행이 28일 제주항 제6부두 앞에서 출발하고 있다.

제주시내 중심가를 지나고 있는 생명평화 바람개비 자전거 국토순례단.

폭염과 폭우를 뚫고 한달간 전국 곳곳을 누비며 생명과 평화가 파괴되는 현장을 돌아본 생명평화 바람개비 자전거 국토순례단 일행이 드디어 제주에 도착했다.

6월 30일 서울 조계사를 출발, 7월 27일 제주에 도착하기까지 30일간의 강행군이었다. 전국 24개 도시를 거치면서 무려 1800㎞에 달하는 거리를 한달간 자전거 페달을 밟아 달려온 길이었다.

중학교 3학년 ‘중삐리’에서부터 70대까지 전 연령대가 망라된 순례단 일행 중 최고령인 최종대씨(77)는 “평화를 간절히 원하는 마을 주민들과 평화 지킴이들의 마음을 전국 곳곳에 전해야겠다는 의지 덕분에 힘든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향이 이북인 최씨는 지난해 4.3 추모기간 중에 처음 제주에 왔다가 제주해군기지 문제를 처음 접한 뒤로 벌써 이번이 열한번째 제주 방문이다.

구럼비 해안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지만 “아무리 우리나라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다른 나라의 생명을 살생하는 전쟁만은 절대 안된다”는 굳은 소신을 밝혔다.

최씨는 “순례기간 둘러본 곳 중 용산 참사 현장에 갔을 때가 가장 가슴이 아팠다”면서 “원전 송전탑 문제 등 현재 가장 아픔을 겪고 있는 곳곳의 문제들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결코 짧지 않은 순례 기간 동안 크고 작은 부상이 잇따라 발생하기도 했다.

‘강정을 사랑하는 육지사는 제주사름’의 허상수 공동대표는 빗길에서 자전거가 넘어지면서 오른쪽 쇄골이 부러지는 중상을 당했다.

또 다른 순례단원 중 한 명은 발가락을 다쳐 다섯바늘 이상을 꿰맨 채로 자전거 페달을 밟는 부상 투혼을 발휘하기도 했다.

생명평화 강정마을과 평화의 섬 제주를 위해 제주해군기지 사업의 실상과 강정마을의 아픔을 알리겠다는 신념이 이들 12명의 순례단을 이끈 힘이었다.

서울 쌍용자동차 분향소, 용산참사가 있었던 남일당 현장, 서울 재능교육 농성장, MBC 언론노조 투쟁 현장, 인천 콜트콜텍 사업장, 아산 서해안 걸매리 갯벌, 안산 SJM, 여주 4대강 남한강, 홍천 구만리 골프장, 강릉 골프장 농민 사망 분향소,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투쟁 현장,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사업장, 양평 4대강 두물머리, 청주 4대강 미호천, 부산 한진중공업 투쟁 현장, 신고리 원전, 울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투쟁현장, 울산 발레오만도 농성 현장, 영덕 신규원전 부지, 경주 방폐장, 밀양 원전 송전탑 농민 분신 보라마을, 청도 원전 송전탑 투쟁 삼평마을, 합천 일본원폭피해 평화 마을, 지리산 용유담댐, 전주 고속버스 투쟁현장을 거쳐 왔다.

21세기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이들이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아픔의 현장들을 둘러보면서 폭염조차 무색케 한 뜨거운 연대의 여정이었다.

28일 오전 제주항 6부두에서 제주 일정을 시작한 이들은 이날 제주도청 앞에서 생명평화 기도를 올렸다.

생명평화 바람개비 자전거 국토순례단 일행이 28일 제주도청 앞에서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기도를 올리고 있다.

이어 4.3의 아픈 상처가 남아 있는 북촌리와 다랑쉬굴을 지나 서귀포 정방폭포에서 시민들을 만난 뒤 해군기지사업단 정문 앞에서 마을 주민, 평화활동가들과 함께 하는 강정촛불문화제로 순례 일정을 마감하고 30일부터 시작되는 강정평화대행진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국토순례단의 박용성 국장은 “대한민국 곳곳에서 생명평화의 아픔과 상처의 현장과 연대하면서 국민들을 만나온 순례단원들의 헌신과 노력이 강정의 평화를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12명의 순례단 일행 중 최고령인 최종대씨(77).

제주시내 중심가를 지나고 있는 생명평화 바람개비 자전거 국토순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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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기시 찬성하는 사롬 2012-07-30 09:21:11
최종대님 당신의 말하는 “아무리 우리나라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다른 나라의 생명을 살생하는 전쟁만은 절대 안된다”고 했는데, 제주해군기지는 살생을 하려는 기지가 아니라, 적들이 우리를 처들어 오면 그때 대응하려는 기지에 불과 합니다. 평화를 지키기 위한 시설이지, 군항에서 남의 나라 공격하기 위한 항구가 아니랍니다. 연로하신 나이에 쓸때없는 잡생각 버리시고 발에 물 담그고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