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된 지 4년이 지난 지금 내 자신을 돌아본다.
공무원을 목표로 2년간의 수험생활을 지나 합격이라는 큰 선물을 얻고, 공직생활을 처음 시작한 곳은 노형동주민센터였다.
“여보세요”
“임상기씨 되십니까?”
“네, 전데요”
“제주시청 총무과 ooo입니다. 내일부터 노형동주민센터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 이 말을 듣는 순간 ‘드디어 나도 직장생활을 하는구나’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뻤다.
첫 출근을 준비하느라 전날 밤 새옷을 만지작 거리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또 보고. '취업했구나'라는 생각에 잠을 설쳤던 당시를 지금 현재 나는 돌아본다.
그리고 당시 가졌던 마음가짐 - ‘어렵게 들어왔으니 열심히 해보자’
그 마음가짐을 지금 현재 나는 돌아본다.
마침 2007년도에 태풍 ‘나리’가 제주도를 강타해서 태풍 복구 작업을 시작했다. 도로, 하천 등의 태풍이 남기고 간 흔적을 난생 처음 복구하면서 ‘공무원이 이런것도 하는구나’ 그때 처음 알았다.
이것이 내 공직생활의 첫 디딤돌이었다. 그 후 민원 업무를 조금 보고 현장 업무인 환경 업무를 맡으면서 내 공직생활은 모든 것이 빠르게 흘러갔다. 정말 태풍 복구시 보다 더 느꼈던 것은 ‘생활쓰레기 처리도 공무원이 있어야 되는구나’ 이것이었다.
일반주민이 보면 쓰레기 정책이란 것이 하찮을 수 있으나, 공무원인 내 입장에서는 ‘내가 아니, 우리 공무원이 솔선수범하여 좀 더 시민을 위한 정책을 만들지 않는다면, 제주도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그리고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 우리 공무원을 바라보는 주민의 시선이 따갑다는 생각에, 그리고 공무원의 입장이 아닌 주민의 입장에 서서 바라보면 사회 현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배우며, 한편으론 주민과 많이 싸우기도 하고 웃고 울고 하면서 주민의 목소리를 들었던 것이 지금 내가 공직생활을 하게끔 만든 것일 수 도 있다.
시간이 조금 흐른 지금 내 자신이 공직 입문시 처음 그대로의 마음가짐을 점점 잊어 생활하고 있지 않는가 돌아본다.
주민에게 한 나의 답변이 그분 입장에서는 ‘공무원이 한 말이므로 당연히 맞겠지’라는 확신을 갖게 해줄 것이다. 그러나 정반대로 무심하게 한 나의 답변은 주민에게 ‘역시 공무원의 말은 믿을게 못 돼’라는 불신을 낳게 된다. 사실은 모든 공무원이 그렇지 않은데도 말이다.
무심히 내뱉은 말 한마디가 주민 입장에서는 확신의 말이라 믿고 실행한다고 보면 공무원의 역할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이런 생각을 상기하며 앞으로 나는 공직생활을 해 나갈것이다.
잠시 잊었던 처음 그대로의 마음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