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손 낳아준 우리 며느리 크리스틴 … 똑똑하고 착해요”
“장손 낳아준 우리 며느리 크리스틴 … 똑똑하고 착해요”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2.02.2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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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제주> ‘아름다운 동행’ 열한번째 이야기 … 시부모의 끊이지 않는 필리핀 며느리 자랑

'아름다운 동행' 열한번째 이야기에 함께 한 크리스틴(가운데) 가족. 왼쪽이 시아버지 부남노씨, 오른쪽이 시어머니 이초향씨, 그리고 사랑스러운 아들 지환이와 함께 한 아름답고 즐거운 동행이었다.

새 봄이 오는 것을 시샘하듯 늦겨울 추위가 이어진 25일, ‘아름다운 동행’ 열한번째 이야기가 도란도란 이어진 하루였다.

이날 <미디어제주>가 마련한 ‘아름다운 동행’에서는 필리핀에서 제주로 시집 온 며느리 크리스틴(29) 가족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걸었다.

# 끊임없이 이어지는 시부모의 필리핀 며느리 칭찬

첫 행선지인 일출랜드. 시아버지 부남노씨(69)가 하나뿐인 손주 지환이(4)를 유모차에 태우고 걷기 시작한다.

“따로 살지만 주말마다 와요. 착하고, 제사 음식 준비하는 것도 빨리 배우려고 하고…. 지난 1월 29일에는 한국어 초급 자격증도 땄어요.” 며느리 자랑을 줄줄 늘어놓는다.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아 크리스틴이 필리핀에서 다니던 대학을 졸업하고 싶다고 해서 아예 학비까지 보태주면서 지난해 졸업 때까지 뒷바라지했다고 한다.

시어머니 이초향씨(69)의 며느리 자랑도 못지 않다. 큰아들인 지환이 아빠가 마흔이 넘도록 제 짝을 만나지 못하는 게 안쓰러워 필리핀 며느리를 맞았다. 하나뿐인 손주 지환이가 이들 노부부에게는 장손인 셈이다. 지금은 오히려 남편이나 시아버지보다 며느리를 더 아낀단다.

“지환이를 낳아줘서 그런 것만은 아니에요. 똑똑하면서도 살갑게 대하는 착한 아이”라며 며느리 크리스틴을 칭찬하는 얘기가 끊이지 않는다.

# “오늘도 며느리 혼자 아이 데리고 다니기 힘들까 봐 같이 왔죠”

미천굴 입구. 들어가지 않고 머뭇거리던 시아버지 부남노씨는 “나는 여기 여러 번 왔다 갔어”라고 얘기하다가 크리스틴이 “저는 여기 처음 와봤어요”라고 얘기하자 두 말 하지 않고 앞장서서 손주를 안아든다.

말 그대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손주 사랑이다. 굴 안에서도 크리스틴이 힘들어할까 봐 연신 안아달라고 엄마를 졸라대는 지환이를 할아버지가 안고 걷는다.

옆에서 지환이 할머니가 거든다. 오늘도 혼자 아이 데리고 돌아다니려면 크리스틴이 힘들까 봐서 함께 왔다고 한다.

'아름다운 동행' 열한번째 이야기. 미천굴을 돌아보고 나오는 길에 지환이의 양쪽 손을 잡고 계단을 오르는 크리스틴과 시아버지 부남노씨의 모습이 정겹다.

# “한국 말 더 배워서 어린이집에서 아이 돌보는 일 하고 싶어”

필리핀에서 컴퓨터를 전공했다는 크리스틴. 결혼 4년차 주부다. 시댁의 도움으로 대학까지 마친 크리스틴이지만 공부 욕심이 끝이 없다. “아이들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한국 말도 더 많이 배우고, 유아교육과 같은 데서 공부해서 어린이집 같은 데서 일하고 싶어요”

크리스틴은 아이 욕심도 많다. 남편이 나이가 많은 데다 아이 키우기 힘들다며 더 낳기를 거부(?)하고 있지만, 크리스틴은 지환이 동생을 재촉하는 시아버지나 시어머니 말씀에 부끄러워 하면서도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다.

크리스틴은 요즘 빨리 겨울이 지나가기를 고대하고 있다. 4월이 되면 필리핀에서 친정 어머니가, 아니면 여동생이 제주에 오기 때문이다.

# “다문화 가정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있었으면…”

“엄마가 오시면 1년까지도 있을 수 있지만, 여동생이 오면 지낼 수 있는 기간이 3개월밖에 안되거든요. 그래서 아직 누가 올지 정하지 못했어요.” 필리핀에 있는 가족들의 제주 체류기간이 제한돼 있다는 점이 못내 안타깝기만 한 크리스틴의 얘기다.

아직 사돈 댁이 있는 필리핀에 가보지 못한 지환이 할아버지도 “그래도 사돈 댁인데 한번쯤은 다녀와야 하지 않겠느냐”며 은근히 가보고 싶어하는 눈치다.

그러면서 지환이 할아버지는 “오늘처럼 관광지를 둘러보는 행사를 마련해 줘서 정말 고맙다”면서 “앞으로 2세들을 위한 교육이나 놀이 프로그램, 아니면 아이들 아버지만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으면 매우 유익할 것 같다”는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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