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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기지 유혈사태 1년간 질질 '분통'...제주시 "우린 잘못 없어"
해군기지 유혈사태 1년간 질질 '분통'...제주시 "우린 잘못 없어"
  • 김진규 기자
  • 승인 2011.12.05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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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시장이 약속까지 했는데…정식재판 통해 시시비비 가릴 것" 법정공방 예고

지난해 12월 발생한 유혈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문제 해결을 위한 종교.시민사회단체 대책위는 지난 1월 6일 제주시청을 방문, 김병립 시장과 면담을 갖고 시장의 공식사과와 피해자에 대한 책임배상을 요구했다.
지난해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도내 시민사회단체들이 제주도의회 앞에서 천막 설치를 제지하려는 제주시청 공무원과 충돌이 발생해 한 여성이 부상을 당한 사고가 1년 가까이 됐지만, 시 당국이 미적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제주시가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며 정식재판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입장을 관철하고 있어 치열한 법정 공방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해군기지 건설 반대 단체들은 제주도의회 앞에서 천막 농성에 돌입하려 했지만 제주시청 공무원들의 저지로 불발됐다.

이에 반대단체들은 다음날 새벽까지 노숙투쟁에 강행하던 중 비를 피하기 위해 비가림 천막을 설치하려 했지만 공무원들이 이를 막아서면서 충돌이 발생, 여성을 포함한 2명이 부상을 입었다.

특히 여성 부상자는 턱 주변 살이 찢겨 40바늘을 꿰매고, 치아 3개가 부러지는 등 부상을 당했다.

제주지방법원은 5일 이 사건과 관련한 3차 심리를 열었지만 해당 공무원과 변호인 측은 정식재판이 아니라는 사유로 불참했다.

이 사건은 지난 6월에 법원에 접수되고, 지난 11월에 1차.2차 심리를 열었다.

김병립 제주시장이 해군기지 유혈사태와 관련해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이에 피해 여성은 "시장이 직접 찾아와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해 신뢰를 보냈지만 시는 사고가 발생한지 1년 동안 질질 끌고, 오늘은 아예 참석도 안했다"고 분개했다.

이 여성은 "본인은 돈이나 보상을 원하는 게 아니다. 본인이 원한 것은 시의 진심을 담은 사과다. 시장에게 신뢰를 느꼈기 때문에 최소한의 치료금액만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도 서울에 치료 예약이 돼 있었지만, 3차 심리에 참가하기 위해 이를 취소하고 법원으로 향했다. 그러나 시는 아예 오지도 않았다"며 "법원은 그동안 서로간 합의점을 찾을 것을 권고했지만 더 이상 시의 이같은 행태에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제주시는 자신들의 잘못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공무원이 밀치거나 때려서 다친 게 아니다. 본인들끼리 부딪쳐 넘어진 것"이라며 "공무원이 가해자가 아니기 때문에 3차 심리에 불참한 것이다. 정식재판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김병립 제주시장은 유혈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법적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이후 김 시장은 피해 여성의 병실을 방문해 유감을 표명하고, 경찰 수사결과 잘못이 가려질 경우 공식 사과할 뜻을 밝혔다.

<김진규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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