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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보리 생산 농민 살리려면 지역특산주 개념 깨라”
“제주보리 생산 농민 살리려면 지역특산주 개념 깨라”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1.11.20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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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맥주가 생존하려면] <상> 제주맥주를 지역특산주로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도의 최고 강점 가운데 하나인 을 주제로 도전장을 내민 게 있다. 제주맥주다. 그러나 제주맥주 앞에 놓인 문제는 숱하다. 이를 해결할 방안의 하나로 지역특산주개념이 떠오르고 있다. <미디어제주>2회에 걸쳐 제주맥주가 생존하려면이라는 주제로 제주맥주의 생존 방안을 진단한다.[편집자주]

 

[제주맥주가 생존하려면] <> 제주맥주를 지역특산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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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에 도전장 내민 제주맥주

지난해 우리나라 맥주시장은 출고량을 기준으로, 38264억원이다. 이 가운데 제주도내 맥주시장은 전국의 1.6%600억원 규모다.

도내 시장은 전국에 비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맥주의 도전은 무모하게도 비친다. 왜냐하면 현재 맥주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OB맥주와 하이트맥주 등 두 회사의 과점구조는 일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긴 역사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1970년대와 1990년대에 이들 두 회사의 과점을 깨려고 뛰어든 회사들이 있었지만 번번이 무릎을 꿇고 만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구좌읍 한동리 용암해수일반산업단지에 사업예정 부지를 결정하고 달려왔다. 이달 들어서는 제주맥주의 파트너 기업 공모를 거친 뒤 내년 1~2월중 출자법인을 설립한다는 당찬 계획을 잡고 있다. 이런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오는 20137월 제주맥주가 소비자들을 찾아가게 된다.

하지만 제주맥주의 도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 설명했듯이 국내 맥주시장의 양강체제를 깨려고 뛰어들었던 업체들은 고배를 마셨다.

# 지역 특수성을 살려라

그렇다고 아예 답이 없는 건 아니다. 제주지역이라는 특수성을 살리면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가까운 일본 오키나와의 사례를 보자. 오키나와엔 오리온맥주가 있다. 오리온맥주는 일본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성장을 거듭한다. 오키나와내 오리온맥주의 시장 점유율은 70% 수준이다. 오리온맥주는 설립 초기인 1972년 주세의 70%를 감면받았고, 감면율은 계속 하락됐지만 지금도 20%의 감면혜택을 받고 있다.

제주맥주가 오리온맥주의 경우처럼 기반을 가지려면 정부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여기에다 맥주의 인식을 바꾸는 일이 병행돼야 한다. 바로 지역특산주로서의 맥주를 부각시키는 일이다.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지역특산주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산물을 활용한 것이다. 100%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주산 보리를 활용하는 제주맥주도 그런 면에서 지역특산주라는 이름을 붙일 만하다.

# ‘지역특산주가 답이 될 수 있다

여기에서 다른 맥주는?’이라는 질문을 받더라도 문제될 게 없다. 다른 회사에서 생산되는 맥주는 수입산 맥주보리와 맥아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기존 두 회사는 맥주보리를 전량 호주에서, 맥아는 70% 가까이를 호주에서 수입하고 있다.

제주맥주는 어쨌든 원료 자체가 다른 회사의 맥주와 차별화된다.

그러면 법률에서 말하는 지역특산주의 개념에도 제주맥주가 부합될 수 있을까.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역특산주는 농어업·농어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제3조에 따른 농어업경영체 및 생산자단체가 직접 생산하거나 제조장 소재지 시군구 및 그 인접 시군구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한 술로 돼 있다. 법률로만 따진다면 제주맥주는 지역특산주로 걸릴 게 없다.

# 세율인하로 가격 경쟁력 충분

   <주세감면 효과 비교표>
지역특산주여야 하는 이유는 지역 농민을 살리는 일임은 물론, 세율인하로 제주원가 상승에 따른 압박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제주맥주를 전통주진흥법 상의 지역특산주 요건을 갖추기 위해 생산자단체인 농협을 참여시킨다는 계획도 잡고 있다.

지역특산주의 이점은 뭐니뭐니해도 세율인하다. 지역특산주는 기존의 맥주 주세 72%보다 절반이 인하된 36%의 주세를 적용받는다.

제주산보리는 수입보리에 비해 가격이 3배이상 비싸다. 따라서 제조원가가 비싸질 수밖에 없다. 현재 500기준으로 하이트와 카스 맥주의 1병당 공장출고가(세금포함)1019원이다. 하지만 제주맥주는 같은 기준일 경우 주세 72%를 포함한 예상출고가는 1299원이나 된다. 애초에 가격면에서 경쟁이 힘들어진다.

지역특산주에 도입되는 주세감면을 받는다면? 이럴 경우 제주맥주의 공장출고가는 986원으로 떨어진다. 병당 1019원인 다른 맥주와 가격면에서 충분한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된다.

다만 문제가 생긴다. 지역특산주는 출고수량이 제한돼 있다. 제주맥주가 애초 생각한 성공을 위해서는 지역특산주에 적용되는 제한수량을 넘어서야 한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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