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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정규직 줄이고 비정규직 쓰는 게 “예산 절감, 고용창출인가”
시청 정규직 줄이고 비정규직 쓰는 게 “예산 절감, 고용창출인가”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1.08.26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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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窓]제주시, 지난해부터 퇴직 환경미화원 37명 충원 않고 대체인력 채용
“저임금으로 예산 줄이고 일자리 늘렸다” 생색 내지만 시대착오적 판단

#정규직 줄이고 비정규직 의존은 시대적 요구 역행

제주시가 퇴직하는 정규직 환경미화원을 충원하지 않고 비정규직으로 대체인력을 채용해 근무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물의를 빚고 있다.

제주시는 장년층 가로청소와 주말대체인력 운영을 통해 연간 예산 13억원을 절감하고 231명의 일자리를 제공해 고용창출 등 운영효과가 탁월하다고  ‘생색’을 내고 있다.

26일 제주시 생활환경과는 지난해부터 퇴직하는 가로 환경미화원 37명을 충원하는 대신 55세이상 장년층 54명을 채용․근무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또 청소인력이 휴무하는 주말(토․일요일)과 오후시간대 청소인력을 대체할 대체인력 177명(운전원60명 수거원 71명, 가로원 46명)을 확보해 청소업무를 운영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 결과 연 예산 13억4500만원을 절감하고 231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고용창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제주시의 분석이다.

제주시는 이처럼 가로 환경미화원을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으로 대체하게 된 배경으로 ‘청소행정의 특성상 도입이 어려웠던 주 40시간(월~금요일)근로 기준을 준수하고, 청소인력의 근로조건 개선’에 있다고 들고 있다.

시는 또 ‘단순노동인 가로 환경정비는 퇴직한 뒤 장년층 또는 사회적 약자 등을 고용 근로하도록 해 365일 환경정비시스템을 갖춰 일요일 쓰레기 넘침 등 고질적인 도심환경 불량을 예방하고 관광제주의 청정 환경을 유지’하려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종전 청소인력(청소차량 운전원+환경미화원)은 토요일만 근무하고 일요일엔 청소를 하지 않아 도심환경이 불결했고,, 청소인력(환경미화원 20년차)의 휴일근무수당이 하루 16만4000원이어서 고임금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는 주장이다.

# 행정편의주의로 고용환경 악화시켜선 안돼

하지만 이는 문제를 근원적으로 풀려기 보다는 더 큰 문제를 부르는 행정편의주의의 발상이란 점에서 동의할 수 없다.

한마디로 퇴직하는 정규직을 충원할 대책을 마련하기다는 생색내기 쉽고 보다 편리한 방법을 동원함으로써 정규직은 없애면서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결과를 빚는다는 점이다.

정규직 자리를 대신 저임금인 비정규직으로 인원을 늘려 채우면서 예산을 절감하고,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뜻이다..

제주시의 발표대로라면 가로 환경미화원 37명이 퇴직했지만 그 자리를 충원하지 않음으로써 정규직 37명자리는 없어지고, 새로운 실업자 37명이 생기는 셈이다.

정규직 자리를 새로 늘리기는커녕 있는 자리도 없애겠다는 발상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공공기관이나 기업 등은 비정규직을 줄이고 정규직 자리를 늘리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비정규직 문제는 정규직 청년 일자리 부족을 불러 일으켜 청년실업을 악화시키고 소득 양극화와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주요 원인이 하나로 부각되는 사회의 핵심이슈이다.

김황식 국무총리도 26일 열린 서민생활대책 점검회의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방치한다면 사회통합과 양극화 해소, 지속적 성장의 기반조성과 공정사회 실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기업·노조의 자기희생과 다 같이 협력하면서 양보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시는 행정편의주의로 시대착오적인 비정규직 의존에서 벗어나 정규직을 늘려 고용환경을 안정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하주홍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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