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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게 웃는 지사님 회장님 뒤에 업자들은 ‘씁쓸’
환하게 웃는 지사님 회장님 뒤에 업자들은 ‘씁쓸’
  • 김정호 기자
  • 승인 2011.04.2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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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KT, 초고속무선망 구축 협약...통신업체 “중계기나 깔아주지…”

26일 오전 11시 제주도청 4층 대강당에서 제주도와 (주)KT 간 '초고속무선서비스 활용과 모바일콜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식이 열리고 있다.
관광 1번지 제주도에 초고속무선서비스를 설치하는 도와 케이티(KT)와의 업무협약이 이뤄지던 26일, 이를 지켜본 통신업체들은 씁쓸한 웃음 보였다.

제주도는 이날 오전 11시 도청 대강당에서 도 전역에 세계적인 무선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며 (주)KT와 대대적인 업무협약식을 열었다.

현장에는 우근민 제주도지사를 비롯해 도청 실국장과 이석채 KT 회장 등 업체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업무협약의 주요내용은 초고속무선망(WiBro) 활용과 관련해 도내 주요관광지와 렌터카, 관광버스 등 관광분야에 대한 무선 인터넷서비스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KT는 2011년 4월말까지 제주 전역의 무선인프라 구축을 위해 총 19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IT와 자연이 어울러진 ‘제주 모바일 원더랜드’를 구현키로 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인구 밀집지역 뿐만 아니라 주요도로 및 관광지 등 95%이상 지역에서 무선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와이브로 4G망을 기반으로 도내 20여개 주요 관광명소와 대중교통에 이동식 와이파이인 일명 퍼블릭 에그(Public egg)를 설치하면, 기존 3G보다 3배 빠른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26일 오전 11시 제주도청 4층 대강당에서 제주도와 (주)KT 간 '초고속무선서비스 활용과 모바일콜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식이 열리고 있다.
KT는 또 모바일콜센터를 제주에 구축해, JDC의 스마트워킹센터 구축에도 협력키로 했다. 도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 투자유치 촉진 조례’에 따라 행정적․재정적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 같이 파격적인 인프라 구축 계획 이면에는 중계기 설치에 대한 이동통신사와 전주의 도로점용을 허가하는 행정 사이에 엇박자가 자리하고 있다.

고품질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내건 업자와 자연 경관보전을 내세운 행정업무 사이에 남모를 괴리감이 작용한다는 뜻이다.

우선, 업자들은 품질개선과 서비스제공을 위한 전주의 도로점용에 제주도 산하 도로관리사업소가 적극 협조해주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도로점용 불허에 대한 읍면동 지역 간 형평성은 물론 명백한 법적 근거와 설득력도 부족해 행정의 일관성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현행 도로법 제28조 도로점용기준에서 도로가 교차, 접속 또는 굴곡되는 부분에는 점용물을 설치해서는 안된다. 단, 전선 및 전주에 대해서는 허용하고 있다.

보전지구내 이동통신 공용기지국 현황.
모 업체 관계자는 “행정에서 추진하는 각종 모바일 재난방송과 교통현황 등을 서비스 하려해도 중계기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통신 사각지대에 있는 전주 허가는 불허하면서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한라산 국립공원과 올레코스 등 통신 사각지역에 대한 통신망 설치는 업체에 적극적으로 요구하면서 정작 업체가 요구하는 도로변의 전신주 설치에는 소극적”이라며 “무엇이 경관을 해치는 전주인지 기준이 모호하다”고 꼬집었다.

반면, 도로관리사업소에서는 평화로 등 교통량이 많은 지역의 경우 경관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무분별한 중계기 설치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도로관리사업소 관계자는 “도로점용 허가를 안 해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 판단을 통해 결정을 내린다”며 “도로점용 허가 요청 등에 앞서 사유지에 중계기를 설치하는 등 의식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평화로 등지에 전주 설치를 위한 도로점용을 허가하면 우후죽순 늘어날 수 있다”며 “현재보다는 미래를 생각해서 도로점용 허가 등의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내에서는 4개의 통신사가 운용 중이며, 업체별로 도내 약 1200여개의 중계기를 설치해 전파를 공유하고 있다. 기지국은 120곳이다.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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