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의 아픔을 꽃으로 승화해 낸 고나윤 학생(제주서중 3년)의 작품 ‘꽃’이 2011년 제주4.3전국청소년문예공모 시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고나윤 학생은 온실 속에 곱게 자란 꽃이 아닌 제주 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4.3을 겪고 성장해온 도민을 꽃에 비유, 그 꽃의 생명성을 높게 샀다.
또한 산문부문에 ‘붉은 응어리’를 응모한 양현주 학생(한라중 3년)도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만화 부문은 부선서여고 2학년인 황혜준 학생의 ‘43번 버스를 타고’가 선정됐다.
이밖에 각 부문별로 최우수상 4편, 우수상 4편, 장려상 8편 등이 결정됐다.
이번 공모엔 지난 2월 23일부터 3월 22일까지 전국 각지에서 1356편의 작품이 응모했다.
시상식은 4월 1일 제주4.3평화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다음은 고나윤 학생의 시부문 대상작>
꽃
온실 속에 곱게 자라는 꽃들은 좋겠다.
여린 싹을 뒤 흔드는 성난 바람에
맞서 싸울 일이 없으니 좋겠다.
뜨거운 햇살 아래 애타게
물 한 모금 구걸할 일도 없으니 좋겠다.
그래도 나는.
진흙 속에 핀 꽃이 좋더라.
언 땅을 뚫고 힘겹게 피어난꽃이 더 좋더라.
가뭄 속에 끝끝내 긴 긴 생명줄을 지켜 낸
꽃이 눈물겹도록 좋더라.
웬만한 바람은 몸으로 받아들이고
아픔을 견뎌 아름다워 질 줄 아는
그런 진흙탕 속에 핀 꽃들이
난 정말 좋더라.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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