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최근 제주도는 도내 모든 연안과 항만구역 안 공유수면에 대해 제3차 매립계획을 세운다고 밝혔다.

제주시 탑동 매립이 포함된 지난 1991년 제1차 매립계획, 이호지구 매립을 포함한 2001년 제2차 매립계획에 이어 10년 만에 추진되는 해안매립계획이다.

그 동안 도내 해안매립에 관한 타당성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규모 공유수면 매립은 환경과 생태계는 물론 지역경제에도 직․간접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는 ‘메아리 없는 소리’로 묻혀버린 채 매립이 강행해 온 게 지나온 현실이다.

해안이나 공유수면을 매립하려는 목적은 항만부지, 공업단지, 도시용지, 농업용지 등을 확보하는데 있다.

공유수면 매립기본계획은 국토의 전체적인 기능과 용도에 적합하고 환경과 조화되도록 한다는 전제를 내세우고 있다.

문제는 제주지역이 해안이나 공유수면을 매립해야할 만큼 절박한 필요성이 있느냐는 점이다.

한마디로 아직까지 제주지역에선 해안을 매립할 필요나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우선 제주지역엔 아직도 쓸 땅이 많다.

제주시지역인 경우 지속적인 신시가지 개발로 오히려 쓸 만한 땅은 남아돌고 있다.

일본이나 네덜란드처럼 쓸 땅이 없어서 해안을 메우는 수고나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다.

제주지역의 대부분 해안은 용암류로 이뤄진 화산 해안으로 조간대, 사구, 사빈 등이 있는 연안습지가 발달돼 있다.

국제적인 희귀조류를 비롯한 수많은 생물의 서식처이며 수산자원의 보고로 경제적 가치도 높다.

제주 섬을 둘러싼 해안선은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빼어난 절경 그 자체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제주 섬의 한 축이 제주 해안이란 걸 지나쳐선 안 된다.

이런 해안을 메워 새 땅을 얻겠다는 건 무리한 발상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해안을 매립함으로써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은 심각하다.

무분별한 해안개발로 조간대, 간석지가 사라져 어류 등 해양생물, 조류 등이 피해를 보고 있다.

연안습지도 사라지고, 해수의 출입이 없어져 어류의 종과 염생식물이 도태돼 바다가 자정능력을 잃어 심각한 환경오염과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도내인 경우 제주시 탑동 매립지는 해마다 월파피해, 추락사고가 잇따르고 있고, 아직도 놀리는 땅이 많다.

도내 해안을 매립해 만든 해안도로와 육상양식장 등이 난립으로 해양생태계가 파괴되고 해안선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제는 해안을 메움으로써 환경․생태․경제적인 면에서 얻는 것과 잃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게 진정으로 도민의 삶과 지역과 경제 발전에 도움을 주는지 명확히 따져봐야 할 때다.

공유수면 매립 계획을 ‘바다의 도시계획’이라며 내세울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