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경찰은 얼마나 법을 잘 알고 있을까.
경찰 관계자들이 해군기지 문제 해법을 위해 강정마을을 찾은 도의원들을 향해 “법이나 배우고 오라”며 막말을 하는 등 도의회를 무시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제주도의회 해군기지건설갈등해소특별위원회(위원장 현우범, 이하 특별위원회)는 27일 오전 11시 제주도로부터 ‘제주 해군기지건설 추진상황 및 향후 계획’을 청취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특별위원회는 강정마을내에서 경찰과 주민간의 충돌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곧바로 강정마을로 이동했다.
그만큼 제주도의회로서는 강정마을 사태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강정마을에 도착한 건 오전 11시. 현우범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강경식 박주희 손유원 윤춘광 이석문 의원 등이 현장에 도착했다.
도의원들은 범대위 관계자들과 마을주민들을 차례로 만난 뒤 현장에서 지휘중이던 강대일 서귀포경찰서장을 찾아가 강제 연행에 대해 항의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도의원들과 경찰사이에 막말이 오가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도의원들이 강제연행의 필요성에 대해 따져 물은 뒤 “무엇이 업무방해냐”고 묻자, 강대일 서장은 “법 공부 더 하고 오세요” 라고 받아쳤다.
항의 도중 격한 언행은 물론,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도의원들은 강제연행에 대해 공권력의 횡포라고 맞섰고, 경찰은 미신고 집회를 열어 공사 차량의 진입을 방해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하게 됐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강경식 의원은 “경찰들이 그렇게 할 일이 없냐”고 하자, 오인구 서귀포경찰서 교통과장이 도의원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며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졌다.
박주희 의원은 “도대체 어느 나라 경찰들이냐. 평화적으로 시위하는 마을 주민들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될 수 없는 존재들인가"라며 따져 물었다.
강정마을 현장에서 경찰들로부터 무시를 당한 도의원들은 서귀포경찰서 출입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귀포경찰서는 경찰로 에워싸져 있었고, 삼엄한 경비 속에 도의원 6명만 겨우 경찰서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기자를 포함한 마을주민들은 경찰에 포위돼 움직이지 못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제주 도정도 이같은 상황에 대해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우근민 도지사는 이날 오후 1시30분께 서귀포경찰서를 찾아 강대일 서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우근민 도지사는 강제 연행된 주민들의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기자를 만난 우근민 도지사는 “서장을 만나 순리대로 일을 처리해 줄 것을 요구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강정마을주민 간의 갈등을 해소 하는 것” 이라며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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