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곤-박원철 "사실이냐"...황 단장 "발언 취소하겠다"
우근민 제주지사가 지난 15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려는 정부 정책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전격 발표한 것과 관련, 우근민 지사와 문대림 제주도의회 의장 간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같은 의혹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18일 제주도 해군기지건설갈등해소추진단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한 자리에서 불거졌다.
이날 감사에서 장동훈 의원(한나라당)은 "우 지사가 시정연설을 통해 해군기지 정부 정책을 수용하겠다고 했는데, 최소한 의회와 협의는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지사가 얘기하면 도의회와 도민은 따르기만 하면 되느냐? 뒤통수 맞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질타했다.
답변에 나선 황용남 추진단장은 "제가 답변할 위치에 있지는 않고, 해군기지와 관련해 우 지사가 노력한 부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겠다"면서 말미에 '도의회 의장'이라는 단어를 흘렸다.
이같은 답변에 장 의원은 "그렇다면 의장과 도지사가 협의한 것이냐"며 추궁했고, 황 단장은 "사정을 정확하게는 모르겠다"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그러자 위성곤 행정자치위원장은 불쑥 "황 단장은 유추하지 말고 사실만 말하라"고 추궁했고, 황 단장은 "서두에 제가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며 말을 아꼈다.
이에 장 의원은 "해군기지 담당 상임위인 행정자치위원회도 모르는데 이번 발표가 협의됐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추궁한 뒤, "우 지사가 주민들과 충분히 협의하겠다 해놓고 의회와 한마디 없이 추진하는 것은 도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을 끊으며 더이상의 추궁은 이어지지 않았다.
약 1시간 뒤 위성곤 위원장과 박원철 의원이 사실 여부를 재차 묻자, 황 단장은 "말하는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막연한 말을 했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결국 황 단장은 발언을 '취소'했다. <미디어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