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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1조원? 관광이 소홀해 지지 않을까요?"
"수출 1조원? 관광이 소홀해 지지 않을까요?"
  • 윤철수 기자
  • 승인 2010.11.05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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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승희 원장 '수출' 심포지엄 기조연설, "상품수출도 좋지만..."
"관광객 많이 유치하는 것도, 상품수출 이상의 효과"

민선 5기 우근민 제주도정이 핵심공약으로 제시한 수출 1조원 시대 개막.

우근민 제주도정은 2009년 3331억원 규모인 제주 수출을 2014년에는 1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며, 통상협력국 신설 등을 통해 조직적 준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 수출 1조원이 가능할까, 또 상품수출에 제주가 역량을 총 집중하는 방식의 조직운영은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점에 있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제조업이 취약한 상황에서 1차산업 상품을 중심으로 한 수출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우 도정은 수출기업 유치 등을 통해 2차산업을 육성하면서 수출물량을 대폭적으로 늘려나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출'에 집중할 역량이면, 국제자유도시의 이미지에 맞는 '관광분야'에 좀더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5일 사단법인 제주특별자치도의정회(회장 이재현 전 제주도의회 의원)가 '수출 1조원 시대, 어떻게 열 것인가'를 주제로 한 제9회 제주의정 심포지엄을 마련했다.

#이재현 회장 "수출1조원 정책, 매우 적절...관광 편중 산업구조 '넘어야 할 산'"

이재현 회장은 개회식에서 "수출 1조원 정책은 제주의 새로운 성장전략으로서 매우 적절한 것"이라며 "하지만 글로벌 경제의 금융위기에 따른 침체 등으로 해외수출시장 개척은 가시밭길이 될 것이란 전망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 역시 제주경제의 치명적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관광과 1차산업에 편중된 산업구조를 '넘어야 할 산'으로 지적했다.

#좌승희 원장 "연평균 25% 수출증가율, 환율 하락, 1조원 수출 힘들듯"

이어진 좌승희 경기개발연구원장(서울대 경제학부 겸임교수)은 좀더 구체적으로 제주 산업구조 속에서 수출 1조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우 지사께서 제주도 수출 1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주창하고 나선 것은 우선 경제, 기술적 타당성 문제를 넘어 제주경제에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좌 원장은 "현재 3331억원인 제주도 수출액을 4년 뒤인 2014년에 1조원으로 늘리겠다는 것인데,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매년 수출을 평균 25% 정도는 늘려야 한다"며 "지난 3년간 연평균 7% 증가한 수출을 앞으로 5년간은 연평균 25%로 증가시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목표"라고 피력했다.

또 "2014년 1조원 수출은 달러로 환산하면 약 8억달러 수준인데, 제주도는 2014년의 환율을 작년 평균 환율인 1276원 정도로 본 듯한데, 환율은 올해 이미 1100원대에 진입했고, 조만간 1100원대도 깨어질 듯 하다"면서 "2014년 원화 환율이 달러당 1000원이 된다면 수출 1조원은 10억달러가 되고 그렇게 되면 좀더 힘이 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좌 원장은 그러나, "꼭 1조원이 아니라 하더라도 모든 도민이 합심해 수출증대에 나서는 것은 그것대로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품수출도 중요하지만, 관광서비스도 매우 중요"

그는 이어 '상품수출'의 목표설정과 관련해, 제주의 산업구조 속에서 과연 타당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우회적으로 반론을 제기했다.

좌 원장은 "수출을 많이 하겠다는 목표는 궁극적으로 제주도민의 소득을 증대시키겠다는 의지로 이해된다"며 "그러나 제주도민의 소득을 증대시키는 방법은 수출 이외에도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고, 실제로 관광서비스가 더 많은 소득을 제주도민에게 가져다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광통계에 따르면 제주에 입도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쓴 돈을 '관광수출'로 볼 때, 2009년 기준 7264억원에 이른다"며 "이는 상품수출액 3331억원의 2배가 넘는 금액으로, 제주도로서는 오히려 관광서비스 수출이 상품수출보다 외화획득에 효자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출을 확대시키는 방법적 문제를 과거처럼 단지 상품수출만으로 생각해 관광서비스 수출에 소홀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더 많은 관광객이 제주를 찾고 더 많은 관광서비스를 구입하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수출진흥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좌 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수출 1조원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상품수출'에 주안점을 두기 보다는 외국인 관광객을 보다 많이 유치하는 것이 '효율성' 측면에서 낫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좌 원장은 연설을 마무리하면서, "제주도가 의욕적인 수출목표를 세웠으니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박정희 대통령의 수출진흥 전략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며 "박정희 식 수출전략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성과에 따른 차별적 지원인데, 수출실적에 따라 차별적으로 수출기업을 포상하고 지원하는 것은 좋은 수출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어명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제주지역 농식품 수출 확대방안'이란 제목이 주제발표와 함께, 하민철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최영범 사단법인 제주바이오기업협회장, 현해남 제주대 교수, 강관보 제주특별자치도 친환경농축산국장, 이광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제주지원장 등이 토론자로 나서 수출 1조원 정책에 대한 나름대로의 의견을 제시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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