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에 들어오기 전까지 '마을에서 하는 일이 얼마나 많고 중요하겠어?'라고 생각했던 나였지만 막상 마을행정 업무를 추진하다 보니 마을에서의 도움이 없으면 안될 일들이 허다했다.

예를 들어 각종 시설현황 및 농.수.축산물 생산현황에 대한 자료요청, 감귤가격 제값받기 실현을 위한 농가들에 대한 간벌 및 열매솎기 요청, 조건불리지역직불제 사업추진을 위한 농가신청서 접수 및 주민안내 등 이외에도 내가 다 알지 못하고 마을의 도움을 받고 처리하는 일들이 매우 많을 것이다.

하루에도 수차례 각 마을을 방문하여 해결해야 할 일들을 마을이 도움이 없으면 처리하기 힘들거나 처리한다해도 어렵사리 처리하면서 쩔쩔맬 때가 많다. 이렇다보니 행정과 마을은 뗄래야 뗄수 없는 관계라 생각한다.

행정이 마을의 상위개념도 아니고 그렇다고 하위개념도 아니다. 둘은 서로 협조하고 협력하는 상생관계나 다름없는 것이다.

요즘 녹색농촌체험마을, 자립육성마을, Green 마을 등 행정에서 마을의 소득향상과 자립할 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특별한 마을만들기 프로젝트를 세워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일들을 행정에서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마을의 적극적인 도움없신 어려운 일이다.

이뿐만 아니라 지역과 주민이익 또는 국가이익을 위한 대규모 국가프로젝트, 예를 들어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과 같은 일을 추진하고자 한다면 사업대상지로 선정된 마을의 적극적인 도움이 없으면 사업을 추진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의 현안사항인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사업대상지로 선정된 마을과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 마찰이 일고 있고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행정의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간에 읍면을 비롯한 시와 도 더 나아가 국가의 일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행정의 최일선에서 도움을 주고있는 마을과의 협조와 협력을 통한 상생관계과 잘 성립되야 할 것이다.

행정과 가장 가까운 마을과 행정기관이 서로 이익관계가 아니라 이해관계로 나아갈 때 지역뿐만 아니라 국가도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마을행정업무를 처리하면서 마을 이장과 사무장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줄때면 매우 고마울 때가 많다. 가끔 본인들이 하는 일에 비해 행정에서의 처우개선이 미약하다라는 말을 듣지만, 내가 업무관계로 협조 요청할 때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모습에 나 역시도 마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만한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움을 주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긴다.

나의 이익을 바라기 전에 남에게 먼저 필요한 것을 살피는 그런 마음을 가질 때가 아닌가 싶다.

<고영길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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