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은 단돈 천원. 해안가에 널려있는 돌을 천원에 살 사람이 있을까? 이런! 수명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돌을 구입해 간다. 의외이다.

그런데 이 돌의 위쪽에 진열되어 있는 돌하르방들을 보았다. 플라스틱 돌하르방 오천원, 현무암을 정교하게 깎은 돌하르방 만오천원.

호기심이 발동해 그곳에서 20여분가량 멀찍이 관광객들의 구매를 지켜보았다. 놀랍게도 만오천원에 판매되는 다소 고가의 돌하르방이 꽤 팔려나갔다.

천원짜리 현무암은 10여명이 사갔고, 오천원짜리 플라스틱 돌하르방은 아무도 사가지 않았으며, 관광객 구매 최적시점의 눈높이에 있는 만오천원짜리 돌하르방은 5명이 사갔다.

20분간 매출로 따지자면 천원짜리 현무암은 만오천원, 고가의 돌하르방은 칠만오천원 가량이다. 매출총액으로 보나 마진으로 보나 만오천원짜리 돌하르방이 판매의 대세였다.

허참, 어찌 이리도 마케팅의 2080법칙이 잘 들어맞는 것인가? 20%의 소비자가 80%의 매출을 올린다는 이 법칙은 제주도 관광상품점에서도 적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위 사례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관광상품의 적정비용, 소비자의 만족시점 높이에 맞춘 마케팅 전략이다.  과거 제주도의 관광상품은 '고비용'과 '친절'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하지만 이제 관광객들은 '고비용'보다는 수용할 수 있고 합리적인 '적정비용', '친절'이 아닌 서비스의 가격에 상응하는 '친절'을 원하고 있다.
 
'가격'이 중요한 시대는 지났다. 다만 '합리적인 가격'이 중요한 시대이다. 과거 '국민'들은 세금이 높다고 하고 세금을 내리라 하였지만, 현재 '시민'들은 세금이 높다고 하기 보다는 세금에 상응하는 대우, 기업과 정부, 지자체의 가시적인 성과나 혜택의 체감(體感)을 원한다.

앞서 살펴 본 사례와 같이 싸고 저렴한 것을 원하는 소비자도 있지만 대부분의 매출을 차지하는 합리적인 소비자를 공략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광상품의 개발 및 가격인하도 중요하지만, 관광객의 눈높이와 비용지불에 상응하는 현재의 관광서비스 개선, 개량에 더욱 치중해야 할 때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전반적인 제주도 관광사업을 평가하고 서비스의 질과 가격을 분석해야 한다. 분석결과 가격이 합리적이지 않다면 가격을 내리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서비스를 개선하고, 서비스의 질이 높지 않다면 현재 서비스의 질 개선과 함께 추가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홍기확 / 서귀포시 대륜동 주민자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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