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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모, “사랑하고 질투하고 인간적인 왕”
주진모, “사랑하고 질투하고 인간적인 왕”
  • 시티신문
  • 승인 2008.12.3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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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에 푹 빠져 촬영 중 길렀던 머리 못 잘라
“카타르시스 느껴가며 연기한 건 이번이 처음”

금지된 사랑과 배우들의 파격 노출로 화제의 중심에선 ‘쌍화점’은 주진모의 진가를 재발견 하는 영화다.

주진모는 ‘쌍화점’을 찍고서야 비로소 “연기의 맛을 알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겸손해 했다.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너무 강해 영화 촬영 중 길렀던 긴 머리를 자를 수 없어 걱정이라는 주진모를 만났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으로 알려진 공민왕 시절 36명의 미소년으로 이뤄진 친위부대 ‘건룡위’는 사대부 자제들 중 무예와 학식이 뛰어난 소년만 선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왕후의 죽음 이후 동성애를 즐겼다는 학설에 근거, 호위무사 조인성과 왕 주진모, 그리고 한명의 여인 송지효의 배신과 음모를 담은 영화 ‘쌍화점’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정확히 공민왕이 아닌 그냥 ‘왕’이다.

“주변에서 하도 동성애 영화라고 해서 새벽 2시에 감독님께 전화해서 확인할 정도였어요. (조)인성이가 먼저 캐스팅 된 상태에서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다른 누군가를 거치지 않고 저에게 ‘쌍화점’의 왕 캐릭터가 왔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어요. 누가 뭐래도 감독님께서 저에게 선물을 주셨구나 싶을 정도로 감사했어요.”

하지만 언론에서는 두 사람의 ‘동성애 코드’만을 주목했고, 인간의 질투와 감정만으로 시나리오를 분석했던 주진모는 촬영 전부터 불면증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소수의 사랑을 대중적인 코드로 풀어내고자 했던 세 사람의 의기투합은 곧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호위무사인 홍림과 믿음이 깨지면서 변화하는 사랑과 질투, 집착을 표현하는 게 힘들더라구요. 어떨 때는 간단한 지문 하나 가지고 일주일 넘게 고민한 적도 있어요. 해석은 관객들의 몫이지만 모니터링 하면서 제 연기에 빠지기는 저도 처음이에요.”

개봉(30일)을 앞두고 수면제를 먹고서도 잠이 안 오는 초긴장 상태라는 주진모는 연신 “카타르시스를 느끼면서 연기한 건 처음”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이번 ‘쌍화점’을 통해 배우로서 도약하고픈 속내도 숨기지 않았다.

“꾸준히 배우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도 행복하고, 1순위로 기회가 주어진다는 사실도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시대극을 많이 하다보니 ‘사극전문 배우냐?’라는 소리도 듣는데(웃음) 그만큼 제가 주어진 역할에 빠져있다는 증거니까 후회 없어요.”

극중 주진모가 연기하는 왕은 여태껏 한국 영화사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새로운 캐릭터다.

근엄하고 정형화된 왕의 이미지에 사로잡힌 관객이라면 인간적인 왕의 모습이 신선하게 느껴질 터.
남자들만 우글대는 현장에서 맏형다운 카리스마로 분위기를 이끌었던 주진모는 극중 왕후로 나오는 송지효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지효가 여자였어요?(웃음) 여배우 혼자라 힘들만도 한데 씩씩하게 잘 버티더라고요. 이번 작품은 사극이라 해도 색다르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저 이래봬도 치열하게 사랑해 봤거든요.”

<이희승 기자 cool@clubcity.kr/ 저작권자 ⓒ 시티신문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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