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 ‘선거법 위반 혐의’ 원희룡 지사 이틀째 고강도 조사

28일 오후 제주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출석 선거운동기간 위반‧허위사실 공표‧뇌물수수 혐의

2018-09-28     이정민 기자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경찰이 6‧13지방선거 당시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 대해 이틀째 대면 조사를 하고 있다.

원희룡

원희룡 지사는 지난 27일 오후 8시께부터 서귀포경찰서에서 3시간 넘게 조사를 받은데 이어 28일 오후 6시께에는 제주지방경찰청 수사과 지능범죄수사대(지수대)에 출석했다.

원 지사에게 제기된 혐의는 모두 5건이고 이중 지수대가 맡고 있는 원 지사의 혐의는 4개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기간 위반(사전선거운동) 1건, 허위사실공표 2건, 뇌물수수 1건이다.

선거운동기간 위반 혐의 1건은 서귀포경찰서가 조사하고 있다.

지수대가 원 지사를 출석시켜 조사할 선거운동기간 위반은 6.13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 시기(5월 31일)보다 일주일 앞선 지난 5월 24일 제주관광대 축제 현장 참석 건이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같은 달 28일 “원 후보가 제주관광대 축제에 참석, 학생들에게 월 50만원 청년수당 지급 및 1만개 일자리 창출 등의 공약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집회를 이용해 사전선거운동을 했다”고 주장하며 제주시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을 밝힌 바 있다.

뇌물-대가성…허위-고의성…정해진 기간 전 선거운동 여부 관건

지수대 수사 혐의만 4건 원 지사 조사 29일 오전까지 이어질 듯

뇌물수수 혐의는 지난 5월 25일 제주도지사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문대림 후보가 “원 후보도 특별회원권을 가지고 있다”며 비오토피아 특별회원권을 거론하면서 비롯됐다.

후보 신분이었던 원 지사는 이튿 날인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비오토피아)주민회로부터 제안이 있었지만 거절했다"며 "본인과 배우자 모두 사용한 일이 없다”고 항변했다.

원 지사의 항변한 부분에 대한 고발은 허위사실공표 혐의가 적용됐다.

나머지 허위사실공표 혐의는 원 지사가 같은 달 1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발언이 문제가 됐다.

예비후보였던 원 지사는 라디오 방송에서 제주 중산간 대규모 사업을 촉발시킨 것이 우근민 전 제주도지사 시절이고 당시 도의회 의장인 문대림 예비후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원 지사는 진행자가 “그 당시 우근민 지사 시절에 도의회 의장을 지냈던 사람이 문대림 예비후보다. 같이 호흡을 맞췄다고 말씀하셨다”고 하자 “문대림 전 의장과 우근민 전 지사의 투자 유치 및 개발 정책에 대해서는 조그마한 이견이나 문제 제기도 없었다”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원희룡

지수대는 이에 따라 원 지사의 각 혐의별로 쟁점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것으로 예상된다.

뇌물죄의 경우 대가성과 실제 받았는지(수수) 여부가 관건이다.

원 지사가 실제로 비오토피아 특별회원권을 받았는지, 그리고 그로 인한 대가성이 있는지다.

허위사실은 고의성과 사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한 발언인지가 혐의 입증에 중요한 핵심이다.

또 선거운동기간 위반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이전에 이뤄진 행위를 선거운동으로 볼 수 있느냐다.

경찰 “객관적인 사실관계 토대로 실체적인 혐의 유무 규명”

元 “성실히 조사받아 도민들 걱정하는 부분 진실 밝히겠다”

경찰은 축제 행사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 피의자 신분인 원 지사의 진술과 대조하며 혐의의 유무를 판단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미디어제주>와 통화에서 “예단없이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토대로 실체적인 혐의 유무를 규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서귀포경찰서의 출석 조사가 선거운동기간 위반 혐의만을 놓고도 3시간 이상 이뤄진 점을 고려할 때 이날 지수대의 조사는 29일 오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원 지사는 이날 지수대 출석에 앞서 대기하던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방선거때 여러 건의 고발이 있는데, 어차피 진실을 밝혀서 조사를 마쳐야 수사기관도 사건을 종료할 수 있기 때문에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원 지사는 이와 함께 “성실히 조사 받아 도민들이 걱정하시는 부분의 진실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