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단풍에 취하고 안전에 깨어라: 가을 산행, 위험을 대비하는 지혜
[기고] 효돈119센터 소방장 김치방
가을은 오색 단풍이 물결치고 맑고 청명한 하늘이 펼쳐지는 계절로 많은 이들이 자연의 품으로 향한다. 하지만 통계에 따르면 가을, 특히 10월은 연중 등산 사고 발생률이 가장 높은 시기이기도 하다. 단풍의 유혹에만 취해 자칫 방심하면 실족, 조난, 그리고 저체온증과 같은 심각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아름다운 가을 산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즐기기 위한 '세 가지 안전 지혜'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첫 번째 지혜는 ‘철저한 사전 점검’ 이다. 가을 산행 전에는 반드시 산행 목적지의 기상 상황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가을 산은 일교차가 크고 일몰 시간이 빨라져 체온 유지와 시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방풍·보온 의류를 여러 겹 준비하고, 따뜻한 물과 열량을 보충해 줄 비상식량(초콜릿, 사탕 등)을 충분히 챙기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발목을 보호하고 미끄럼 방지 기능이 뛰어난 등산화를 착용해야 낙엽이나 젖은 땅으로 인한 실족을 예방할 수 있다.
두 번째 지혜는 ‘산행 중의 신중한 움직임’ 이다. 가을 산은 낙엽이 쌓여 등산로의 요철을 가리고 땅을 미끄럽게 만들어 이로 인한 실족이나 미끄러짐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히 하산 시에는 더욱 주의해야 하는데 시야가 가려진 낙엽 구간에서는 등산스틱을 사용하여 지면을 확인하고, 자세를 낮추어 보폭을 줄여야 한다. 지정된 등산로를 이탈하는 행위는 조난의 지름길이며, 위험 구간에서는 휴대전화 사용이나 사진 촬영 등 부주의한 행동을 삼가야 한다.
세 번째 지혜는 ‘위기 상황에서의 침착한 대응’ 이다. 길을 잃었거나 사고를 당했을 경우, 당황하여 무작정 움직이는 것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계곡보다는 능선으로 이동하여 시야 확보가 용이한 곳에서 119에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이때, 등산로에 설치된 '산악위치표지판'이나 ‘국가지정번호’또는 스마트폰의 GPS를 활용하여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는 것이 구조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핵심이다. 구조대가 올 때까지는 체온을 유지하며 비상식량으로 체력을 보충하고 구조를 기다리는 침착함이 필요하다.
산은 준비된 자에게만 그 아름다움을 온전히 허락하고 안전은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오는 선물과도 같은 것이다. 올가을, 세 가지 안전 지혜를 마음속 깊이 새기고 실천하여, 위험 없이 눈부신 가을 산의 정취를 만끽하는 행복한 산행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