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함께 흘린 땀방울, 안전한 제주의 희망으로 빛나다
- 2025년 추자도 차량 무상점검 캠페인을 마치며 -
글 : 고성훈 이사장 (제주특별자치도 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우리 조합의 깃발이 추자도 바람에 자랑스럽게 펄럭이던 지난 9월 29일과 30일을 돌이켜봅니다. 이번 무상점검 캠페인을 떠나기 전, 저는 우리 40여 명의 조합원들과 함께하는 마음에 설렘과 동시에 무거운 사명감을 느꼈습니다. 제주 본섬을 떠나 바다 건너편의 추자도 주민들께 우리가 가진 전문 기술이 단순한 재능을 넘어 따뜻한 온기와 실질적인 안전을 전하는 다리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했습니다. 지리적 여건과 거친 해풍으로 인해 차량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실 주민들을 생각하며, 이번 활동이 우리 조합의 존재 이유와 사회적 책임을 증명하는 중요한 시험대라고 생각했습니다.
추자도 대서리 광장에서 저희를 기다리고 계셨던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과 그보다 더 길게 이어진 주민들의 기대감이었습니다. 그분들의 얼굴에 서린 반가움과 신뢰의 표정을 마주하는 순간, 저는 이번 캠페인의 성공을 직감했습니다. 200대가 넘는 차량을 점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목표였지만, 우리 조합원들은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현장은 이내 활기로 가득 찼습니다. 여기저기서 차량 보닛이 열리고, 경쾌한 공구 소리와 함께 엔진음을 점검하는 진지한 목소리가 광장을 채웠습니다.
저는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모습을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지켜보았습니다. 한 조합원은 노령의 어르신께 눈높이를 맞춰 차량의 문제점을 차근차근 설명해 드렸고, 또 다른 조합원은 좁은 차량 하부에 온몸을 밀어 넣고 땀으로 흠뻑 젖은 채 부식 상태를 꼼꼼히 확인했습니다. 배터리 전압을 측정하고, 타이어 마모도를 살피며, 브레이크 오일을 보충하는 그 모든 손길에는 수십 년간 현장에서 쌓아온 전문가의 관록과 주민의 생명을 지킨다는 숭고한 책임감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노동이 아닌, 우리 조합의 정신을 실천하는 살아있는 증거였습니다.
"엔진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불안했는데, 이제 두 발 뻗고 자겠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한 주민의 말씀, 낡은 와이퍼를 새것으로 교체해 드리자 아이처럼 기뻐하시던 어머님의 환한 미소는 저희가 흘린 땀방울을 가장 가치 있는 보석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러한 순간들이야말로 이번 캠페인의 가장 큰 성과이자 보람이었습니다. 바쁜 도정에도 귀한 시간을 내어 현장을 직접 찾아주신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님께서 흙과 기름때 묻은 조합원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셨을 때, 저는 우리 조합의 헌신이 결코 외롭지 않음을 느끼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는 행정과 현장이 ‘안전한 제주’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다는 강력한 증표였습니다.
그 감사와 격려의 자리에서, 저는 우리 조합을 대표하여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제언을 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번 행사처럼 저희가 가진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특히 도서지역의 경우, 부품 수급의 어려움과 높은 운송비용이 주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간접적인 예산 지원을 넘어, 타이어, 배터리, 각종 오일류와 같은 필수 소모품을 직접 지원하는 실질적인 정책으로 전환을 간곡히 요청드렸습니다. 이는 단순한 비용 지원을 넘어,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직접적으로 덜어드리고 안전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민관 협력 모델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틀간의 대장정은 끝났지만, 우리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추자도 캠페인은 200대의 차량을 수리한 것을 넘어,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잇고, 소외된 이웃에게 공동체의 따뜻함을 전하며, 우리 조합원들 스스로에게는 무한한 자부심을 심어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이사장으로서, 자신의 생업을 뒤로하고 기꺼이 동참하여 헌신적인 노력을 보여준 자랑스러운 조합원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희를 믿고 반갑게 맞아주신 추자도 주민 여러분과,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주신 제주특별자치도 관계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희 제주특별자치도 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은 앞으로도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파수꾼으로서,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가장 먼저 달려가 최선을 다할 것을 굳게 약속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