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한 본성과 같은 낭만 추구

[스포츠와 세상] ‘평생 직장’ 타이틀 희석과 프랜차이즈 스타 실종의 상관관계

2025-07-17     허지훈

누구에게나 각자 추구하고, 바라는 낭만은 꼭 있다. 부와 명예를 넘어 행복, 기쁨 등을 주는 요소들에 의해서 말이다. 이처럼 낭만의 완성은 단순히 물질적으로 환산되지 않는다. 그 중 개인의 전부인 매개체에서 낭만은 상징성이 남다르다. 한 분야에 오랜 기간 종사하면서 쌓인 내공과 탈랜트 등을 표출하는 레퍼토리는 한 개인의 상품성과 시장성을 끌어올리는 핵심 잣대다. 모든 청춘을 불태운 터전에서 마지막까지 가진 열정을 쏟아내는 부분 자체가 낭만적 가치를 끌어올린다. 이를 놓고보면 인간의 한 본성이 낭만 추구와 일맥상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평생 직장’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더 이상 ‘평생 직장’은 통하지 않는다. 시대적 환경이 급변하면서 개인의 욕구와 주변 환경, 사회 구조 등에 의해 ‘평생 직장’의 타이틀은 희석된지 오래다. 당연히 몸 담는 집단에 대한 로얄티가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 스포츠라고 예외가 아니다. 프랜차이즈 스타 타이틀로 팬들이나 대중들의 굳건한 지지를 받더라도 인정에 대한 욕구, 변화의 일념 등의 내면과 이해관계에 따른 외면의 충돌이 핵심이다. 처음 입단한 팀을 ‘평생 직장’으로 여기고 ‘원 클럽’ 타이틀 은퇴까지 바라보는 낭만의 욕구를 짓밟는다.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업적과 노고, 헌신 등은 안중에도 없이 비즈니스에만 목을 매면서 더 중요한 프랜차이즈 스타 보존이라는 가치를 잃게 한다. 이러한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이적은 개인과 함께 팬들이나 주변 구성원 등에도 크나큰 충격을 안긴다. 자연스럽게 낭만 마저 공염불로 자리한다.

낭만이라는 단어의 공통된 본질. 그러나 그 속에서도 본질은 제각각이다. 이는 인간마다 다 다른 본성을 가지고 라이프를 그려가기에 그렇다. 과연 도대체 낭만을 추구하는 이유를 개인에게 묻는다면?. 각양각색을 나타내는 본성 속에 100% 확답을 내리기는 어렵다. 개인마다 가치관, 성향, 삶의 모토 등이 확연한 차이를 나타내기에 그렇다. 하지만, 하나 공통분모는 존재한다. 바로 라이프라는 특성이 낭만 추구를 불태우게 한다는 것이다. 낭만을 추구하는 바는 간단하다. 핵심은 라이프다. 시야 확대 및 견문 축적, 자신감 충전 등을 토대로 각자 라이프를 그려가는 방향은 각자 로드맵과 청사진 수립 등에서 파급력이 짭짤하다. 이 중 직업 신분에서 낭만은 개인에게 큰 훈장이다. 먼저 산업화된 사회 환경에 묶이면서 많은 이들의 직업군은 다각도로 형성됐다. 1차 산업과 2차 산업 할 것 없이 괄목할만한 경제 성장은 일자리 창출과 산업적 가치 향상 등을 어우러지게 했다. 그러면서 각자 직업군 형성을 위한 노력은 껍질을 깼다. 각자 이상향을 통한 낭만 추구를 머릿속에 되새기게 한 것은 보너스다.

그 중 일반 직장인들에게 직업 신분을 부여받고 시장성과 상품성을 인정받는 부분이야말로 엄청난 가치를 나타낸다. 한 곳, 한 분야, 이른바 ‘평생 직장’에 쭉 몸 담는 세월의 흔적이 더해질수록 더 커진다. 보직이나 부서 이동 등이 필연적인 일반 직장인들의 세계에 한 곳, 한 분야에 쭉 몸 담는 일이 온갖 인고와 인내 등이 가미되지 않고는 연명 자체가 안되는 특성이 이를 더 부채질한다. 자연스럽게 ‘평생 직장’은 직업적 안정성을 넘어 낭만 추구의 핵심이다. 단순히 금전적인 부분으로 환산되지 않는다. 한 곳, 한 분야에서 시장성과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과정, 각자 직업에 대한 애정, 애사심, 그리고 열정 등은 시장성과 상품성 향상을 덧칠하는 ‘어음’과 같다. 많은 이들의 박수갈채를 이끌어내는 핵심이다. 근속 연수와 나이, 직급 등의 신분은 중요하지 않다. 분야별로 특성과 성향 등은 다르더라도 얽히고 섥혀있는 사회 구조 속에 탈랜트와 커리어는 물론, 주변 구성원과 융화, 인품 및 품위 등 모든 면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지면서 시장성과 상품성을 더할 때 비로소 개인이 가지고 있는 낭만이 빛을 낼 수 있다. 물론, 낭만의 범위가 광범위하기에 기준치는 다를 수 있다. 하나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다. 낭만이라는 단어의 겉 의미는 화려함 그 자체를 나타내도 속 알맹이를 벗기면 대단히 어렵다는 것을 말이다. 더군다나 시기와 질투, 불신 등이 끊이지 않는 최근 사회 현상을 감안하면 그림의 떡과 같다.

사회 다양한 직업군 속에서 운동선수들도 각자 낭만에 대한 이상향이 뚜렷하다. 어린 시절부터 직업 선수라는 일념 하에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면서 개인의 시장성과 상품성 등의 향상에 사력을 다한다. 피라미드 구조 속에서 살벌한 경쟁 구도가 늘 숙명처럼 도사리고 있는 와중에도 낭만 추구의 모토 만큼은 내-외면에 깊게 자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낭만 추구의 핵심은 터전이다. 이는 직업 선수라는 신분을 부여받을 때 더 도드라진다. 일반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운동선수들 역시 처음 몸 담는 팀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팀이 추구하는 방향과 성향 등이 개인 특색, 탈랜트 등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에너지를 쏟아내는 동력을 입힌다.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팬들의 열혈한 지지와 성원은 개인에 대한 로얄티와 팀 이미지 확립 등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다. 팀에게도 프랜차이즈 스타의 타이틀은 큰 의미를 나타낸다. 팀은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보유가 곧 구단 로얄티와 아이덴티티를 확립시키는 핵심 수단이다. 오랜 기간 한 팀에서 활약하면서 쌓은 커리어나 업적, 개인 스탯 등은 팀과 각 종목의 소중한 자산이다. 이를 토대로 팀 역사는 물론, 해당 종목과 리그 등의 발자취 또한 축적되는 부가 가치가 엄청나다.

급변하는 사회 동향과 풍토는 많은 이들의 인식이나 의식 등을 송두리째 바꿔놓게 했다. 여기서 과거와 현재가 묘하게 충돌한다. 과거에는 일반 직장인들과 운동선수들이 신입 사원으로 입사하면서 집단에 대한 로얄티와 애사심 등이 뚜렷했다. 평생 직장을 가지고 각자 기반을 잘 다지면서 안정을 추구하는 방향이 낭만으로 자리했다. 운동선수들의 경우 프로화 이전, 혹은 실업팀 소속으로 은퇴한 이후 그룹이나 기업 사원으로 재사회화를 열어젖히는 빈도가 잦았기에 더 그렇다. 오죽하면 타 기관으로 이직이나 이적을 할 때 버려졌다는 내면의 의식이 사로잡혔을 정도다. 그러나 현재는 다르다. 여기서 일반 직장인들과 운동선수의 차이가 존재한다. 일반 직장인들은 조직과 집단에 대한 로얄티와 애사심 등이 과거보다 현저하게 떨어진다. 기성세대와 MZ세대로 고착화된 세대 갈등의 불씨가 날이 갈수록 커지는 동향과 풍토에 퇴사와 이직 등이 빈번하다. 극심한 이해관계의 충돌과 대립 속에 당연히 낭만이 존재할 수 없다. 이로 인해 노동 시장의 불균형을 야기한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으나 철저한 개인주의화가 만연하게 자리잡았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워라밸’을 외치는 라이프스타일, 자기개발을 추구하는 성향 등이 ‘평생 직장’ 타이틀을 얻고 낭만을 추구하는 것과 거리가 존재한다.

일반 직장인들과 결은 달라도 운동선수들도 ‘평생 직장’ 타이틀이 점차 퇴색되고 있다. 먼저 과거보다 선수 수명이 늘어났다. 선수 수명이 늘어나면서 자유계약선수(FA)와 트레이드 등을 토대로 각자 탈랜트를 펼칠 수 있는 터전을 택하는 빈도가 늘었다. 선수가 직접 선택하는 FA와 타의에 의해 진행되는 트레이드의 본질은 다르지만, 선수로서 시장성을 펼치려는 욕구가 원 클럽이라는 평생 직장을 박차게 한다. 비즈니스 코드 간 충돌과 개인의 도전 욕구를 필두로 새 터전에서 변화 추구, 가치 인정 등의 다양한 요인들이 원 클럽의 낭만을 저버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 개인과 팀의 ‘PRIDE' 중 하나였던 원 클럽과 프랜차이즈 타이틀이 선수와 구단 간 이해관계, 비즈니스 코드 등에 의해 폐기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과거와 달리 이적을 새 출발로 삼으면서 동기부여를 높이는 인식도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활발한 이적을 부추긴다. 팀의 얼굴이자 자랑과도 같은 프랜차이즈 스타 이적이 큰 충격을 주는 이유다. 따른 낭만 실종이 팬들에게 공허함, 아쉬움, 배신감 등의 감정을 공존시키는 후폭풍이 상당하지만, 냉혹한 비즈니스가 낭만을 파괴하는 씁쓸함을 낳는다는 점은 지워지지 않는다. 일반 직장인들과 운동선수들이 한 터전, 한 분야에 오랜 기간 종사하면서 쌓은 업적과 노고 등은 분명 박수받아야 된다. 개인의 땀방울과 열정 등은 낭만 추구의 한 점이다. 기관과 분야, 단체 등의 역사적 발자취를 더 풍족하게 만든다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다. ’평생 직장‘과 프랜차이즈라는 타이틀이 쉽게 얻어지고,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평생 직장‘에서 영원한 ’~맨‘, 프랜차이즈 스타가 로얄티와 아이덴티티를 높이는 상징성이 남다르다. ’평생 직장‘과 프랜차이즈의 가치가 급변하는 사회 환경과 풍토 등에서도 변하지 않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