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쪽 마을 작은책방에서 나누는 시시하고 소소한 이야기

독립서점 ‘소심한책방’, 허은실 시인 초청 문학 창작 프로그램·독서모임 운영

2025-06-05     홍석준 기자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 있는 독립서점 ‘소심한책방’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관 ‘2025년 문학상주작가 지원 사업’에 선정돼 지난달부터 11월말까지 허은실 시인을 상주작가로 초청, 다양한 문학 창작 프로그램과 독서모임을 운영한다.

2010년 실천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한 허 시인은 시집 <나는 잠깐 설웁다>, <회복기>, <그날 당신이 내게 말을 걸어서> 등을 펴냈다.

문학 창작 프로그램은 <소심한 글방> ‘시시-소소-수수’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우선 ‘시시한 시작’이라는 의미를 담은 ‘시시’는 시 창작 수업으로, 일상의 틈새에서 만난 시적인 순간들을 시의 언어로 표현하는 시간이다. 2주에 한 번 각자 써온 시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 ‘소소한 성취’라는 뜻의 ‘소소’는 소설 창작 수업으로, 소소해 보이지만 빛나는 나만의 이야기를 발견해 단단한 서사로 완성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3주에 한 번 각자 써온 소설을 함께 읽고 합평을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수수한 기쁨’, ‘수수’는 수필 창작 모임으로 수수한 나의 일상을 누군가가 읽을 만한 에세이로 완성해 보는 시간이다. 2주에 한 번 각자 써온 에세이를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

독서모임 <구좌 당근껍질파이 북클럽>도 운영된다. 허은실 시인이 직접 추천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 저녁 7시 소심한책방에 모여 실제 구좌 당근껍질파이를 먹으면서 진행된다.

첫 모임이었던 5월 모임에서는 각자 지금 읽고 있는 책이나 각자의 삶을 관통하면서 기억에 남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6월 모임에서는 허은실 시인이 추천한 셸리 리드의 <흐르는 강물처럼>을 읽고 함께 감상을 나눌 예정이다.

소심한책방 관계자는 “<소심한 글방> 프로그램은 내 삶도 글이 될 수 있다는 소중한 감각을 일깨우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프로그램이 끝난 뒤 제출한 글은 소심한책방에서 독립출판물로 출간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3월 제주로 이주, 햇수로 8년째 제주 동쪽 마을에서 생활하면서 글을 써온 허 시인은 자신의 삶이 어떻게 지역 주민들과 연결될 수 있을지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