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덤사이트에서 찾은 나의 터닝포인트

2025-02-25     고유석

글 : 고유석(함덕고 1)

고등학교 1학년. 사춘기 시절 내 삶은 게임이 전부였다. 방 안에 틀어박혀 하루종일 게임을 하거나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일상이었다. 공부에 대한 열정도, 특별한 목표도 없이 하루하루를 흘려보내던 내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겨울방학, 필리핀 세부의 소옹 덤사이트에서 보낸 시간이 나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처음 그곳을 방문했을 때, 여기가 사람이 사는 곳이 맞나 싶었다. 마을이라기보다 거대한 쓰레기장 같았고, 아이들은 맨발로 그곳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현실을 믿기 힘들었다. 그러나 두 번째, 세 번째 방문할수록 나의 시선은 바뀌기 시작했다. 단순한 충격을 넘어, 내가 이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100여 명이 넘는 아이들을 위한 작은 학교를 짓고, 화재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을 돕고, 필리핀 친구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내 안의 불편함과 귀찮음은 사라졌다. 더러움도, 피곤함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도.

빨간 모자가 필자. ⓒ미디어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