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6 17:57 (화)
"성교육 담당 선생님, 왜 우리학교엔 없어요?"
"성교육 담당 선생님, 왜 우리학교엔 없어요?"
  • 조승원 기자
  • 승인 2010.07.28 09:1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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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성교육 담당 보건교사, 배치된 학교는 얼마나?
179개교 중 78개교 불과...정원 및 예산, 이원화된 법령 등 문제

최근 급증하는 성범죄로 인해 성교육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학교 내 성교육을 담당하는 보건교사를 배치해야 할 필요성은 많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보건교사가 '국가직'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정원과 예산의 한계가 있어 배치율을 높이기가 쉽지 않아, 교육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

또 보건교사 배치를 다루고 있는 법령인 '학교보건법시행령'과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이 상충되면서 보건교사 배치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먼저, 문제는 보건교사가 국가직 공무원이라는 점에서 정원과 예산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점.

현재 제주도내 179개교(유치원, 방송통신고등학교, 특수학교 제외) 중 보건교사가 배치된 곳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78개교로, 그 수는 77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공립 학교가 사립 학교에 비해 사정이 낫지만, 초등학교의 경우 105개교(국립 교대부설초 제외) 중 35개교에만 보건교사가 배치돼 있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공립 중학교 35개교 중 20개교가, 고등학교 20개교 중 19개교가 보건교사를 배치하고 있어 초등학교에 비해 배치율이 높은 편이다.

사립 학교인 경우 중학교 6개교 중 2개교에만 보건교사가 배치돼 있는데, 그 중 1명은 고등학교 보건교사를 겸임하고 있다. 사립 고등학교 9개교 중에서는 2개교에만 배치돼 있다. 

공립 학교의 보건교사는 교과부가 배정하는 정원에 따라 배치된다. 이에따라 보건교사를 확대 배치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교육 당국의 속도 편치 않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교과부에 정원을 확충해달라 건의하는데 국가공무원 정원이 정해져 있어 쉽지 않다"며 "교사를 늘리면 일반 공무원을 줄이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사립 학교의 경우 제주도교육청 자체 예산을 통해 배치하게 되는데, 부족한 예산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의회가 지난 23일 '성폭력 종합대책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는데, 결의안에는 보건교사의 배치율을 전국 평균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예산을 반영하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도의회 차원에서 결의안을 채택하며 보건교사 배치 예산을 적극적으로 반영토록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 당국은 "예산을 확충할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며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예산 확충 대책 대신에 제주도교육청은 내년부터 예산을 점차적으로 늘려, 2013년에는 모든 사립 학교에도 보건교사가 배치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 보건교사 배치 관련 법령만 2개...혼란 가중

보건교사 배치를 다루고 있는 법령이 상충하고 있는 점도 보건교사 확충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보건교사 배치에 대한 법령은 '학교보건법시행령'과 '초.중등교육법시행령'.

학교보건법시행령은 모든 학교에 보건교사를 의무적으로 두게 하고 있는 반면,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의 경우 학급수가 18학급 이상인 경우에만 배치토록 하고 있다.

중.고등학교의 경우 18학급 이상의 학교에 보건교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둘 수 있다'고 돼 있다.

이처럼 두 법령이 상충되면서 일각에서는 학교보건법시행령을 들어 모든 학교에 대한 보건교사 배치를 주장하는 한편, 또 다른 측면에서는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 따라 '18학급 이상' 이라는 조건을 제시하며 반박하고 있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성교육 뿐만 아니라 신종플루 등 발생이 우려되는 질병에 대한 대처를 위해서라도 학교마다 최소한 1명씩의 보건교사가 배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짙다.

보다 적극적인 예산 반영, 일원화된 관련 법령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다. 제주도교육청과 교과부가 귀를 기울여야 하는 대목이다. <미디어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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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또 공감.. 2010-07-28 23:14:30
정~말 공감합니다. 교육에도 평등권이 주어져야 합니다. 큰 학교에 다니면 (보건)교육을 받을 수 있고, 작은 규모 학교에 다니면 혜택을 못 받고, ㅠㅠㅜㅜ 빨리 시정되어야 합니다..

account executive 2010-07-28 15:25:05
앞으로도 도민들을 생각하는 이와같은 기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