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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범 "신-우-김 '제주판 3金 정치' 청산돼야"
고희범 "신-우-김 '제주판 3金 정치' 청산돼야"
  • 조승원 기자
  • 승인 2010.05.27 10: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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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전 지사의 충정 이해하나, 선거판 전체 볼 때 받아들이기 어렵다"
"현 후보는 신 전 지사 활용 중단해야...우 후보는 갈등.반목 책임 보여야"

신구범 전 제주지사가 26일 무소속 현명관 제주도지사 후보의 거리유세에서 찬조 연설을 통해 현 후보에 대한 지원 의사를 표명한 것과 관련, 민주당 고희범 후보는 27일 '신-우-김'(신구범 전 지사, 우근민 전 지사, 김태환 지사)의 제주판 '3김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고 후보는 신 전 지사에 선거에 대한 모든 직접적인 개입을 중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선거사무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신구범 전 지사의 선거 개입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고 후보는 "어제 신 전 지사가 우근민 후보의 사퇴와 현명관 후보 지지 연설을 통해 사실상 지방선거의 선거 운동 전면에 등장했다"며 "신-우 갈등은 2004년 우 후보의 선거법 위반과 성희롱에 대한 판결, 신 전 지사의 피선거권 상실 등으로 막을 내린 줄 알았으나 또 다시 갈등구조가 부활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전 지사의 선거개입 중지를 촉구한 고 후보는 "신-우-김의 '제주판 3김 정치'의 청산과 구태정치 종식이라는 진정성을 위해서라도, 선거에 대한 개입을 중지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직접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또 다른 구태정치의 악순환을 더 강화할 뿐"이라며 "제주의 어른으로 남아 주시길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현 후보에게는 "신 전 지사를 선거에 활용하려는 구태정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 후보는 "신 전 지사와 대동해서 정책발표를 하고, 거리유세에 마이크를 잡게 하는 것은 과거 신-우 대립을 이용해 패거리 정치에 또 다른 패거리 정치로 대응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우 갈등의 직접적인 중심축인 우 후보는 현재 상황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사실상, 지금 이렇듯 참담한 상황의 근본적 원인은 바로 우 후보의 출마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네 번이나 도지사를 지내면서 갈등과 분열, 반목의 구태정치 장본인이 또 다시 이번 선거에 나서면서 결국 제주사회를 십수년 전의 과거로 끌고 들어가 버린 것"이라며 "우 후보는 지금이라도 그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보여줄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취재진과의 일문일답에서 신 전 지사가 현 후보, 고 후보 양측에 정책자문을 하고 있다는데 사실이냐고 묻자 고 후보는 "정책자문을 하고 있다는 표현은 적당하지 않다"고 전제했다.

그는 "신 전 지사가 평소 갖고 있던 제주의 자존 등이 저의 입장과 다르지 않다"며 "신 전 지사가 그동안 제주도를 위해 해 온 훌륭한 일들을 잘 알고 있어서 그의 경험과 앞으로 제주가 나아갈 길에 대한 조언을 들었고 구체적 제안을 받은 바 있다. 그 중 일부는 감귤산업에 관한 것, 물 증산에 관한 것 등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 전 지사가 조언했으나 제 철학과 맞지 않아 받아들이지 못한 내용도 있다"고 밝힌 그는 "따라서 정책자문을 하고 있다는 말은 평소 가까이에서 늘 자문을 해 온 것처럼 들릴 것 같아 그 표현은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늘 기자회견문의 표현이 정제.절제되어 있는 것에 대해서는 "신 전 지사가 가지고 있는 충정을 이해한다. 제주도에 대한 그의 사랑이나 그의 마음속 깊은데서 우러나오는 안타까움을 개인적으로 이해한다"며 "그렇지만 선거판 전체를 뒤흔드는 직접 개입 같은 것에 대해서는 제주도 선거판 전체를 바라보면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충정을 이해하는 것 때문에 표현이 절제됐다고 느껴졌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 아실것이다. 어떤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이 판을 더럽게 만들어 가는지를"이라며 힘겹게 말을 이어간 고 후보는 "제주도의 새로운 미래에 대한 그림을 제주도민들에 보여드리려고 모든 노력 다 했지만 그 희망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제주도민들에 죄송하다. 하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신 전 지사의 현 후보에 대한 지지 연설이 있은 뒤 하루 만에 고 후보가 신 전 지사의 선거개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신 전 지사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디어제주>

[전문] 고희범 후보, 신 전 지사 관련 기자회견

오늘 저는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 선거에 나온 후보자의 한 사람이자, 제주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작금의 선거 상황을 보면서, 후보자이기에 앞서 제주도민으로서, 말로 다할 수 없이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습니다.


지난 2010년 2월, 김태환 지사님의 용퇴 선언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를 계기로 우근민 전 지사께서, 새로운 제주시대의 마중물이 되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습니다. 그래야 민선 15년을 주도해온 신구범.우근민.김태환 전현직 지사의 트로이카 체제를 마감하고 제주사회가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갈등의 중심에 있던 분들이 동반 퇴진되지 않는다면, 서로 간의 감정과 대립이 작용과 반작용을 반복하며, 갈등과 분열의 시대가 부활하리라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근민 전지사께서는 성희롱 사건에 대한 전국민적인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출마를 강행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5월 20일 김영훈 전 시장은 '지지율을 35% 이상 끌어 올리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우근민 후보가 1대 10으로 싸우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전현직 도지사 시장을 선거에 불러 세우고, 패거리 정치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노골화된 것입니다.


결국 어제 신구범 전 지사께서 우근민 후보의 사퇴와 현명관 후보 지지 연설을 통해 사실상 지방선거의 선거 운동 전면에 등장하였습니다. 신구범 Vs 우근민 두 전직 지사의 갈등은 1995년 지방자치제도의 등장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2004년 우근민 전 지사의 선거법 위반과 성희롱에 대한 판결, 신구범 전 지사의 피선거권 상실 등으로 막을 내린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또 다시 갈등구조가 부활하고 말았습니다.


지금 우리는 마치 15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는 제주를 보고 있습니다. ‘신-우-김’, 트로이카 체제의 특징은 감정과 대립이 작용과 반작용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어, 갈등과 분열을 더욱 가속화시키는데 있습니다. 그 결과는 패거리 조직선거, 줄세우기, 금권선거, 비방선거, 공작선거, 음해와 루머 선거로 얼룩진 죽기 살기 방식의 선거운동으로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이런 제주를 보면서 도대체 어떤 말로 설명하고, 비평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참담하다는 생각만 들 뿐입니다.


이는 비단 저만의 감정이 아닐 것입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보여지고 있는 일반인의 상식 밖에 벌어지고 있는 희극 같은 선거를 바라보면서, 모든 제주도민들이 참담한 심정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롱거리가 되어 버린 선거판을 보면서, 후보자의 한사람으로서 무한 책임을 느낍니다. 도민들의 양심과 자존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만을 남기게 된 점에 대해서 도민 여러분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이에, 오늘 저는 간곡하게 요청 드립니다.


신구범 전 지사님, 선거에 대한 모든 직접적인 개입을 중지하셔야 합니다. 신,우,김의 ‘제주판 3김 정치’의 청산과 구태정치 종식이라는 진정성을 위해서라도, 선거에 대한 개입을 중지하셔야 합니다. 지금처럼 직접 선거에 개입하시는 것은, 또 다른 구태 정치의 악순환을 더 강화할 뿐입니다. 제주의 어른으로 남아 주시길 간곡하게 요청 드립니다.


현명관 후보께서는 신구범 전 지사를 선거에 활용하려는 구태 정치를 중단해야 합니다. 신구범 전 지사와 대동해서 정책 발표를 하고, 거리 유세에 마이크를 잡게 하는 것은 과거 신우 대립을 이용하여, 패거리 정치에 또 다른 패거리 정치로 대응하겠다는 것에 불과합니다.


신?우 갈등의 직접적인 중심축인 우근민 후보께서는 현재 상황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셔야 한다고 봅니다. 사실상, 작금의 이렇듯 참담한 상황의 근본적 원인은 바로 우근민 후보의 출마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네 번이나 제주도지사를 지내면서 갈등과 분열, 반목의 구태정치 장본인이 또 다시 이번 선거에서 나서면서 결국 제주사회를 십수년 전의 과거로 끌고 들어가 버린 것입니다. 우후보는 지금이라도 그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보여 주실 것을 재차 촉구합니다.


제주도민 여러분.

다시한번 한사람 한사람 가슴 속에 씻을 수 없는 자존심의 상처를 남겨 드린 점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

새로운 희망을 제대로 보여드리지 못한 점 역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선거가 배수의 진을 치고 목숨을 건 싸움판이 아니라, 제주의 미래를 위한 흥겨운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2010. 5. 27


제주도지사 야권단일후보 민주당 고 희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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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샘 2010-05-27 15:18:27
이번 선거는 결과를 떠나서 말이 많아질 듯 하네요. 후보자의 사적문제가 발생함에도 꿋꿋이 후보에 출마하는가하면, 전 도지사가 일방적인 편들기에 나서서 문제를 일으키고.
도민들이 스스로 분별력있게 후보를 평가하면 좋겠지만, 인맥, 학연, 지연에 막혀 그 분별력이 흐려질까 두렵네요.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도민들이 후보들의 진정성을 충분히 고려하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