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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라는 공동체, 그리고 우리네 삶
마을이라는 공동체, 그리고 우리네 삶
  • 신효섭
  • 승인 2010.02.23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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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신효섭 표선면 주민자치담당

표선면은 10개의 마을로 구성되어 있는 지역으로, 지난 2월 14일세화1리를 시작으로 10개 마을이 빠짐없이 마을포제를 일제히 봉행하였다.

그리고 성읍리 영주산풍물패에서는 20일에 마을의 무사안녕과 주민의 평안, 풍년, 복을 빌어주는 액막이 거리굿을 펼치기도 하였다.   

마을 포제는 유교식 제의로, 준비.계획.집행.결산 등을 포제향회 조직이 주관하는 철저하게 남자중심의 행사이며, 액막이 거리굿(걸궁이라 칭한다)은 굿의 일종으로 마을내에 두레패의 연희활동과 무당의 굿이 중심이 되는 행사이다.

양자는 형식상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농사의 풍년을, 축산의 번성을, 그리고 자손창성과 마을의 액으로부터의 예방을 기원한다는 측면에서 일맥상통한다 하겠다.

필자는 제주도에서 태어나 제주에서 28년간 살아왔음에도 불구, 포제, 걸궁이라는 것을 공직에 들어와서야 알았고, 포제와 걸궁에 대한 조사도 이번 기회에 하게 되었다. 부끄러웠다. 그만큼 우리 전통과 세시풍속이 현세대들에게 잘 전달되지 못하는 현 세태를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번 조사를 하면서 느낀 점은 '전통은 딱딱하지만, 따뜻하다'는 것이다. 제와 굿이라는 형식은 정해진 틀 속에서 행해져 딱딱한 느낌을 주지만, 누군가 타인과 공동체의 안녕을 진지함 속에서 기원해 준다는 점에서는 따뜻하다.

전통과 세시풍속은 점점 잊혀져가고 그 속의 따뜻함도 서서히 식어가고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조급해진다. 어떤 뾰족한 방법이 없을까? 행정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해야 계속적으로 이어져 나갈까? 계속적인 물음을 하게 된다.

이런 물음들 속에서 명확한 해답을 얻진 못했지만, 하나 분명한 것은 너와 나 할 것 없이 우리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화, 탈조직화, 신속함이 추구되는 세태속에서 '나를 사랑하자'는 구호 아래 개인의 인격과 가치가 존중되는 세상이지만 과연 타인과 우리에 대한 관심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 때, "나는 정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너와 나의 삶이 아닌 우리의 삶은 공동체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리의 전통은 단순히 옛것이 아닌 우리의 안위와 행복을 위한 것이다.

마을포제 뿐만 아니라 우리의 따뜻한 전통이 현세대는  물론 미래세대에도 계승되고 보존되어야 한다. 아무쪼록 따뜻하고 인간미 넘쳐나는 따뜻한 공동체 삶이 전통과 어우려져 이어져 나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신효섭 표선면 주민자치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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