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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선면의 마을포제와 귀향
표선면의 마을포제와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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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2.0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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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유지호 서귀포시 표선면 주민자치담당

마을의 안녕과 주민들의 풍요를 기원하는 마을포제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우리 표선면 각리별로 날짜가 정해졌다.

마을포제는 매 정월 상(上) 정일(丁日)이나 상 해일(亥日)에 유교식으로 지내오고 있다.

시작 시기는 알수 없으나 중산간 마을은 4․3기간때 잠시중단된 것을 빼고는 지속적으로 그 명맥이 이어져 오고 있다.

우리면인 경우 2월 14일 세화1리를 시작으로 18일까지 10개리 모든 마을이 포제 기간이다. 마을별 제관의 수는 6인에서 11인까지로 구성되며 재청의 위치, 제비의 충당방식 등은 과거와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재청은 포제단이 있는 표선리와 성읍1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마을회관을 이용하고 있다.

제비의 충당방식은 예전에는 호당 갹출했으나, 지금은 마을공금으로 마련하고 있는데, 토산1리 마을만 제 기간동안에 들어오는 성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제관은 결혼한 마을남성중이며, 3일동안 포제청을 떠나서는 않되고 또한 정갈한 마음가짐과 함께 듣고, 보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올곧은 마음 등 금해야 할 사항에 대하여는 철저하게 통제하고있다.

이러한 유교적(?) 의식 때문에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잊혀져 가고 있다는 현실은 우리가 가꾸고 보호해야할 마을사랑 및 세시풍속 등 문화재적 가치를 유실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안타까울 뿐이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고, 또한 젊은이들이 도시로 빠져나가고 있는 농촌마을 현실에서는 제관조차 구하기가 힘들어 지고 있는 것이 요즘 우리의 세태가 아닌가 한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조상대대로 포제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자 하는 마을 어른들의 정성과 노력이 끊이질 않고 오늘에 까지 이르고 있다. 포제를 잊지 못하는 것은 후세사람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라는 촌로의 말씀이 떠오른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필자도 장담할수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제 설날이 다가오고 귀향객들이 마을을 찾을 것이다.

이번기회에 고향을 방문하는 귀향객들은 마을포제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 꿋꿋하게 향리를 지켜주고있는 친척 및 선후배에게 격려의 한마디라도 건네주는 덕담이 필요하지 않을까

논어의 위정편에 '온고지신(溫故知新-옛것을 익히고 새로운 것을 아는 것)'의 의미가 뚜렷하게 마음속으로 들어온다.

<유지호 서귀포시 표선면 주민자치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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