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7:37 (목)
(기자의 눈)공정위-홈쇼핑업계의 요란한 행사
(기자의 눈)공정위-홈쇼핑업계의 요란한 행사
  • 뉴스토마토
  • 승인 2009.12.04 16: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앞으로 뭐가 좀 변할까요?"
 
4일 GS홈쇼핑(028150), CJ오쇼핑(035760),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농수산홈쇼핑 등 5개 국내 홈쇼핑업체들이 공정거래협약을 맺는 자리에 참석한 한 중소기업 대표가 한 말이다.
 
행사에 참석한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은 축사에서 "중소 납품업체들의 높은 판매수수료 인하 문제를 비롯해 방송일정의 일방적인 중단·변경, 방송제작 비용 전가 등 홈쇼핑의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불만과 시정 요구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도 홈쇼핑에 납품을 진행하는 중소기업 대표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또 다른 홈쇼핑 협력업체 사장은 "이렇게 거창한 협약을 맺는 것도 좋긴한데, 무엇보다 반품 배송비나 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내 홈쇼핑은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했다가 물건의 하자가 아닌 변심 등을 이유로 반품을 요청해도 100% 환불해주고, 반품된 상품은 물론 배송료까지 제조업체에 떠안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해외의 경우 소비자가 '변심'으로 반품하면 배송비를 소비자가 물도록 제도적으로 정해져 있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홈쇼핑 측은 별도의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았다. 이유는 공정위 소관 행사라는 것.
 
정 위원장은 이날 행사에 대해 "공정위가 모든 행사를 뒤에서 관리 감독했지만, (와서 보니) 너무나 뜻깊은 행사"라고 만족해 했다.
 
하지만 참석자들 모두에게 1인당 3만원이 넘는 식사를 대접하고, 대형 전광판과 여러대의 중계방송용 카메라가 동원된 대형 행사에 공정위는 한푼의 예산도 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홈쇼핑이 이처럼 공정위 행사를 자기 돈을 들여 성대하게 치른 것은 최근 정부내 기류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는 미디어관련법 통과와 함께 중소기업 홈쇼핑채널 신설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또 다른 홈쇼핑 납품업체 사장은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채널이 생기면 방송 시간이 늘어나 좋을 것"이라며 "그 전에 기존 홈쇼핑들도 상생하는 노력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홈쇼핑에서 벌어지는 불공정행위에 대해 사전 규제 수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협력업체들은 홈쇼핑업체와 사이에서 불공정행위가 나타나더라도 공정위에 피해를 접수하기보다 자체적으로 감수하는 것이 더 낫다는 식이 일반적이다.
 
한편, 공정위는 1년 뒤 협약이행 여부를 평가해 우수 대형유통업체에 대해 1~2년 가량 직권조사를 면제해주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