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관광업계가 설 연휴를 앞두고 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설 연휴 기간 모처럼 ‘특수’를 기대했지만 대부분의 업종별 예약률이 예년에 비해 현격히 떨어지면서 오히려 ‘설 비수기’를 나야 할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올 설 연휴는 2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화~목)이지만 7일과 11일을 연·월차 휴가 등을 활용할 경우 최대 열흘 가까이 쉴 수 있다.
이에 따라 여름 휴가 못지 않게 긴 황금연휴를 이용한 여행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다음달 5일부터 10일까지 제주를 찾는 관광객도 9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제주도관광협회는 밝혔다.
하지만 정작 설 연휴가 코앞에 닥쳤지만 제주도내 관광업계의 체감경기는 싸늘하기만 하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주시내 특급호텔의 경우 사실상 설 연휴가 시작되는 오는 5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예약률이 30~40%대로 저조해 절반
이상의 객실이 텅텅 빌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KAL호텔의 한 관계자는 “설 연휴 기간 객실 예약률이 예년에는 60%대까지 육박했으나 올해의
경우 40%를 상회하는 날이 없을 정도”라며 “평소 예약 수준보다 못한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나마 중문권 특급호텔들이 평소보다 저렴한 설 연휴 패키지 상품을 내놓으면서 70% 이상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내 렌터카업계도 설 연휴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는 마찬가지다.
월드렌트카의 한 관계자는 “각종 연휴 때마다 승합차의 경우 100%에 가까운 예약률을 보였으나 올해는 훨씬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승합차는 60%대, 승용차는 50%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인바운드 여행사들도 예상 밖의 부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휴 기간 해외로 빠져나가는 수요가 늘면서 제주행 예약 문의가 뚝 끊긴 것.
제주자유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연휴 때 보통 1000명 이상 모객했으나 이번 설 연휴에는 100여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면서 “말하기 챙피할 정도로 사정이 심각하다”고 털어놨다.
반면 골프장은 설날 당일을 제외하고는 거의 예약이 완료됐지만 도민 예약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좌광일 기자 / 제주관광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