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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급식, "이젠 농부와 학교가 손 잡아요"
친환경급식, "이젠 농부와 학교가 손 잡아요"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9.10.10 14: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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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친환경 학교급식 한마당 행사 성황리 개최
학교급식 당면과제 '지원센터 설립'에 의견집약

'아이들을 건강하게, 농촌을 부강하게, 제주를 청정하게'라는 가치를 내걸고 출범했던 '친환경우리농산물 학교급식제주연대'가 창립 6주년을 맞았다.

"여러가지 어려움과 차이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우리 아이들에게 아름답고 건강한 제주의 미래를 물려주기 위한 '희망의 밥'을 만들고자 기꺼이 손을 함께 잡는 모범을 보였습니다."(허창옥 친환경급식 제주연대 상임공동대표)

"작은 텃밭을 가꾸며 자연의 경이로움과 농민의 땀방울을 소중하게 여기며 제주의 희망을 일구어 낸데 이어, 2010년 친환경 학교급식 식재료 지원 100% 실현의 의미는 매우 소중합니다."(배옥병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10일 오전 10시 제주시 연동 소재 제주웰컴센터에서는 친환경 급식연대 창립 6주년을 기념하고,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친환경 학교급식 한마당' 행사가 열렸다.

친환경학교급식 제주연대 주최로 마련된 행사는 1층 웰컴홀과 야외마당으로 구분돼 다채로운 행사들이 선보였다.

행사 전체적인 컨셉은 그동안의 성과를 공유함 속에서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 중 하나인 '친환경 학교급식 지원센터 설립'으로 모아졌다.

제1부 기념식에서 허창옥 상임공동대표도 이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친환경학교급식 100% 실현'이라는 커다란 성과 이면에는 우리가 지혜를 모으고 해법을 찾으며 완성해야 할 여러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그 중에서도 당면 과제는 '친환경학교급식 지원센터 설립'으로 이에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대표는 그간 성과와 관련해, "현재 제주도내 90% 가량이 친환경급식을 하고 있고 내년이면 100%를 실현하게 되는데 이는 전국적 모범사례이자, 교육적 측면에서도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생산자인 농민과 소비하는 학교가 직접적인 거래가 되지 않음으로 인한 가격차이 문제, 그리고 당초에는 친환경농업을 하는 제주의 농민들에게 소득보장 차원의 성격도 있었으나 육지부의 물품을 납품받는 경우가 많아진 점 등을 들었다.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친환경농산물 생산과 학교에서의 소비 관계를 체계적으로 시스템화하기 위해 지원센터 설립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토론회, 김선희 처장 "급식지원센터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얼굴있는 관계' 고리"

오전 10시30분 시작된 제2부 '친환경학교급식지원센터 설립대안 토론회'에서는 이에대한 깊이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진희종 급식연대 자문위원아 좌장을 맡아 진행한 토론회에서 김선희 사단법인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사무처장은 '친환경학교급식을 위한 급식지원센터 활성화 방안'이란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급식지원센터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학교급식과 관련한 주요 현황 및 이슈를 정리하면서 학교급식 행정의 이원화 문제, 학교급식 식재료 공급 체계의 문제, 식(食)과 농(農)의 거리 확대로 인한 문제, 학교급식에 대한 사회적 합의 기구 부재 등을 당면한 문제로 지적했다.

김 사무처장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제시하면서도 이 역시 법적 근거를 확보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즉, 2006년 이후 많은 지자체 조례에서 학교급식지원센터를 명문화하는 추세인데, 제주에서도 이러한 법적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운영방안과 관련해서는 "급식을 매개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얼굴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매우 중요한 고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사례와 외국사례를 일일이 소개한 그는 '급식지원센터 추진 협의체'를 먼저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생산자, 학부모, 영양사, 지자체, 교육청, 지역사회 인사 등 급식과 관계된 제반 주체들의 협의 테이블을 마련하고, 이 속에서 지원센터의 운영방식과 물류시스템에 대한 논의를 진행시켜 나가자는 주문이다.

또 급식 물류 실태조사를 통한 공적 물류시스템 구축방안을 제시해야 하고, 학교급식 식자재 사용현황에 대한 전수조사와 더불어 지역 생산기반 조사도 선행돼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김지원 영양교사, "학교급식지원센터 설립이 무엇보다 시급"

이러한 김 사무처장의 제안에 대해, 김지원 아라중학교 영양교사는 지역현실 차원에서 의견을 내놓았다.

김지원 교사는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은 안전한 지역농산물을 학교급식 식재료로 사용함으로써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고, 지역농가의 활성화와 소득증대를 통한 지역순환경경제의 고리를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목적이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 제주도내 친환경 식재료 유통구조는 많은 과제를 안고 있어, 친환경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설립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학교에서의 친환경 먹을거리 교육은 각 학교의 실정에 맞게 이뤄져야 하며, 교육청에서는 더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김 교사는 급식지원센터의 운영주체는 반드시 비영리단체가 돼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하며 급식지원센터의 긍정적 기대효과를 설명했다.

급식지원센터가 운영되면 청정 제주의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신뢰성이 증가하고, 제주산 친환경농산물의 유통이 원활하게 될 것이란 기대가 그것이다.

이외 강호진 대안연구공동체 연구지원실장과 김충의 제주특별자치도 친환경농업담당 사무관 등도 급식지원센터 설립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고추장 만들기 체험코너 등에 시민들 발길 이어져

기념식과 토론회가 진행되는 동안 실내 및 야외마당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친환경농산물 전시 및 판매전을 비롯해 △교육자료 및 홍보물 전시 △국내산 원산지 구분방법 △친환경 음식 및 전통 떡 시식회 △EM활용법. EM비누 등 친환경 생활배우기 등이 선보였다.

신종플루 확산 우려 때문에, 지난해 대규모로 가져나갔던 행사는 상당부분 축소돼 간소하게 진행됐지만 시민들의 발길은 행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야외행사 코너에서 선보인 '친환경 쌈장, 고추장 만들기 체험'은 유독 인기를 끌었다.

쌈장과 고추장을 만드는 시범을 보일 때마다 주부들이 빼곡히 모여 유심히 지켜봤다.

제주지역사회어머니회 동부협의회에서는 친환경 먹을거리로 고기와 떡을 준비해 무료 시식회를 가졌다.

제주생활협동조합과 한살림제주에서도 친환경 유기농 제품 전시회를 가졌다. 학교 영양사회 등에서는 실내에 친환경 학교급식 교육자료 및 홍보물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쌀뜸물을 활용하는 방법과 EM활용법 등의 체험코너도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석문 교사 등 친환경급식 공로패 받아

한편 이날 기념행사에서는 지난 2003년 친환경급식지원조례를 제정하기 위해 동분서주 활동했던 당시 상임공동대표였던 이석문 아이건강제주연대 공동대표(현 제주고 교사)에 대한 공로패 전달이 있었다.

또 친환경급식에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공무원 양두환씨(제주특별자치도 친환경농업과)에게는 감사패가 전달됐다.

김은아 영양교사(제주제일중)와 장보원 영양교사(가파초등학교)에 대해서는 교육감상이 수여됐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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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돌이 2009-10-11 23:21:41
백 마디 말보다 한번의 실천이 중요합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제주도내 친환경 학교 급식을 이루어내어 온 발자취를 읽어보니 감동스럽습니다. 위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잘 보강해서 더 발전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센터 설립이 가장 중요한 과제인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