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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투자세액공제 폐지에 속앓이
정유업계, 투자세액공제 폐지에 속앓이
  • 뉴스토마토
  • 승인 2009.10.0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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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계속되는 정제마진 악화와 정부의 기름값 잡기 초강수 대책으로 시름하고 있는 정유업계가 설상가상의 상황에 깊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기업의 투자 가운데 기계장치 등 설비 투자에 대해 투자액의 3~10%에 해당하는 세액을 공제해주는 제도인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가 내년초 폐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장치산업으로 분류되는 정유산업은 산업의 특성상 거대한 규모의 설비를 신설, 확장하는데 매년 조단위의 천문학적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그런데 이 제도가 폐지되면 수백억에서 수천억에 이르는 세제 혜택을 더 이상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미 예정된 투자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정유업황 악화로 정제마진이 마이너스의 굴레를 헤어나지 못했던 올해도 국내 정유업계는 SK에너지가 최근 인천공장설비에 짓는 고도화설비인 중질유분해시설(HCC) 완공시점을 5년 연기한 것 외에는 설비투자를 줄이지 않고 지속해왔다.
  
GS칼텍스는 2조가 넘는 비용을 투자해 하루 11만3천배럴 규모의 제3중질유분해탈황시설을 건설 중이고 S-Oil도 2011년 완공을 목표로 총 1조4천억원을 투자해 석유화학제품 생산 설비를 건설하는 이른바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2조1천억원을 들여 2011년 완공을 목표로 일일 6만6천배럴 규모의 중질유 탈황시설(ARDS)과 5만2천배럴 규모의 중질유 분해시설(RFCC)을 건설 중이다.
 
이 모든 투자 계획을 합할 경우 국내 정유사들의 2010~2011년 2년 투자 예정 규모는 4조원을 훌쩍 넘어서며, 세액공제 예정 규모도 1200억~4000억원에 이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책의 일관성을 믿고 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세웠는데 만약 세액공제제도가 폐지되면 비용부담이 갑자기 커져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기침체시에도 투자를 줄이지 않았던 국내 정유업계가 경기회복시 오히려 투자를 줄이게 되는 역효과를 낳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크다.
 
조승연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 SK에너지가 전체 영업이익 7380억 중 석유사업부분에서만 4700억이 넘는 영업익을 냈던 것은 당시 울산 신규 고도화설비가 가동하고 그 만큼 많은 고부가가치 제품 물량이 나왔던 덕이 컸다”며 “고도화 설비 투자가 활성화돼야 수요회복기 많은 고부가가치 제품 물량으로 큰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폐지가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백영찬 SK증권 정유화학기업분석팀 과장은 “경기 회복기 가격이 떨어지는 벙커C유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면 크래킹 마진폭은 자연히 커진다”며 “크래킹 마진으로 수익을 극대화해야 할 시기에 고도화설비 투자를 위축시키는 제도 폐지는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논의 과정에서 폐지가 아닌 보완 등 다양한 대안이 있을 수 있으니 지켜봐달라”고 언급한 바 있어, 폐지 방침이 바뀔 가능성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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